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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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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경제·안보 선물 두둑이 챙긴 필리핀… "3국 회담, 남중국해 역학 바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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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약 1000억 달러 규모 투자 기대
기지 시설 개선·철도 항만 확충 등 지원
FT "중국 해경선, 필리핀 선박 가로막아"
한국일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왼쪽) 필리핀 대통령이 1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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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이 경제·안보 분야에서 두둑한 ‘선물’을 챙겼다. 앞으로 5~10년 내 약 1,000억 달러(약 139조 원) 규모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일본과 안보 동맹을 맺고 대(對)중국 포위망 구축에 나선 대가다. 미국·일본·필리핀 3각 협력에 반발한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또 다른 도발에 나서며 맞불을 놨다.

“인태 지역 번영 토대 마련” 자평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일본·필리핀 3자 정상회의 이튿날인 12일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3국 합의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남중국해 일대 역학관계를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의가 3개국의 경제, 안보 협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14일 필리핀 마닐라로 돌아온 뒤에도 “회담을 통해 평화롭고 안전한 인도·태평양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했다. 이 지역이 더욱 번영하는 토대를 마련한 회의였다”고 자평하며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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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왼쪽) 필리핀 대통령이 12일 미국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방부 청사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환영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필리핀 내 미군기지 기반시설 확충에 1억900만 달러(약 1,500억 원)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알링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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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필리핀은 이번 정상회의의 가장 큰 수혜자다.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을 보이며 두 강국과 한배를 탔음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중국이 남중국해상에서 도발 수위를 높일 경우 이들과 함께 반격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경제·안보 분야 이득도 잔뜩 챙겼다. 이번 회의에서 3국은 필리핀 최대 섬인 루손섬 북부 수빅만부터 중부 클라크·마닐라, 남부 바탕가스까지 연결하는 ‘글로벌 인프라 파트너십(PGI) 루손 회랑’ 계획을 발표했다. 회랑 일대 항만과 철도 등 주요 기반시설 현대화, 청정 에너지와 반도체 공급망 등에 대한 투자 촉진이 핵심이다.

미국은 니켈·코발트 정제시설을 갖추려는 필리핀 기업에 미 무역개발처(USTDA)를 통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중국의 ‘광물 무기화’ 견제가 주 이유다. 원자력 기업을 통해 필리핀 초소형 원자로(MMR) 개발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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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 호주, 필리핀이 7일 남중국해에서 해·공군 합동 훈련을 하고 있다.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에서 진행된 이날 훈련은 최근 필리핀과 남중국해에서 마찰을 빚고 있는 중국을 겨냥했다. 호주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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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본 지지에 대한 보상”


직접적인 안보 지원도 받는다. 미 국방부는 필리핀 바사 공군기지 비행장 개선에 5,900만 달러(약 810억 원)를 배정하는 등 필리핀 내 미군기지 기반시설 확충에 예산 1억900만 달러(약 1,500억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호세 마누엘 로무알데즈 주미 필리핀대사는 필리핀이 미국·일본과의 공조를 통해 앞으로 5~10년간 약 1,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필리핀 국방분석가 체스터 카발자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매체 베나르뉴스에서 “필리핀의 ‘경제적 횡재’는 미국·일본을 지지한 데 대한 일종의 보상”이라고 평가했다.

3국의 노골적 단합에 중국은 또 다른 남중국해 도발로 맞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해상 활동을 추적하는 오픈소스 연구기관 ‘시라이트’ 데이터를 인용, “중국 해안경비대가 13일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정부 소속 선박 두 척의 항해를 8시간 넘게 가로막으면서 14일 오전에야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미국·일본·필리핀 정상회의 이틀 만에 발생한 일로, 이 해상의 긴장 고조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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