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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단독] “1년 준비했는데 정답 맞힌 나만 바보”…소방공무원 채용시험,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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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공무원 채용시험 출제오류
소화약제 ‘할론’ 개념 묻는 문제
출제범위 넘었다며 전원 정답처리
기존 정답자들 불만 쏟아내
“커트라인 바뀌어 탈락 위기”


매일경제

출제 범위가 넘어선 것으로 결정돼 전원 정답 처리된 2024년도 소방공무원 채용시험 소방학개론 21번 문항 [사진 = 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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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3000여명이 지원한 2024년도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서 출제 오류로 인해 문항 1개가 전원 정답 처리되면서 일부 응시생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실시된 9급 교정직 공무원 시험에서도 일부 문항에 대한 응시생들의 이의제기가 빗발치며 논란이 일었는데 공무원 시험 문제 출제 이슈가 다시금 불거진 것이다.

16일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치러진 소방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필기 과목인 소방학개론 시험에서 출제범위를 넘어선 문항(21번)이 나와 전원 정답 처리됐다. 해당 21번은 소방약제의 일종인 ‘할론(Halon)’에 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을 고르는 객관식 문항으로 문제에 이상은 없었다. 그러나 시험 주관 기관인 소방청이 심의위원회를 연 뒤 소방공무원 채용시험 예규에서 규정한 소화약제 출제범위를 넘어섰다고 결정해 전원 정답으로 처리했다.

이에 해당 문항을 맞힌 응시생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 한 응시생은 “21번을 맞춰 커트라인을 형성하던 수험생들이 불합격 위기에 놓인 상황이 됐다”며 “소방청에서는 이런 일로 전화하지 말라는 답변뿐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험생도 “1년에 1번 응시하는 상대평가 필기시험에서 문제 하나가 합격을 좌우하는데 기존 정답자가 너무 큰 불이익을 봐야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정답자들이 불만스러워하는 것은 그동안 할론 관련 문제가 2012년, 2014년, 2015년, 2017년, 2020년 실시된 시험에서 수차례 출제됐기 때문이다. 할론이 소화약제 출제범위에서 제외된 것은 2012년인데 앞선 다수의 시험에서는 문제시 되지 않았다. 한 응시자는 “할론 문제는 그동안 자주 출제돼 소방학개론 교재에도 수록돼 있다”며 “이번에만 시험 범위가 아니라는 건 자기구속의 원칙을 위반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문제는 피해구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2차에 걸친 심의 결과 전원 정답으로 결정됐다”며 “문제 오류 발생 시 그에 대한 피해 구제 절차는 없다”고 밝혔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인생 걸고 치는 시험에 출제범위 확인도 안 하고 내는 게 맞나” 등 분노에 찬 후기가 다수가 올라오고 있다.

소방공무원 시험은 2014년도부터 2018년도까지 매해 출제오류가 발생했고 2022년에도 1건, 지난해에는 학원 강사가 면접 위원으로 위촉되는 등 꾸준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앞으로 위해 문제은행 구축, 문제검토 인원 확대, 문항 검토 방식과 절차를 개선해 필기시험 출제문제 오류 발생 가능성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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