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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이슈 영화계 소식

영화 흥행 부스터 된 'N차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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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N차 관람 나선 관객들
'원 앤 온리'·'올빼미'…굿즈로 N차 관람 유도
한국일보

'파묘'는 '부산행'을 제치고 역대 박스오피스 18위에 오른 영화가 됐다. 한 번만 봐서는 파악하기 어려운 비밀들을 품고 있는 이 작품은 마니아들의 N차 관람을 유발했다. '파묘'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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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는 '부산행'을 제치고 역대 박스오피스 18위에 오른 영화가 됐다. 한 번만 봐서는 파악하기 어려운 비밀들을 품고 있는 이 작품은 마니아들의 N차 관람을 유발했다. N차 관람은 영화의 흥행 부스터 역할을 하고 있다.

'파묘'는 N차 관람의 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이 작품은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았다.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의 열연과 짜릿한 스토리로 입소문을 탔다. 개봉 32일 만에 천만 관객 돌파에 성공해 시선을 모았다.

'파묘'의 흥행 질주는 오랜 시간 이어졌다. N차 관람에 나선 관객들이 많아지면서 작품은 장기 흥행 가도를 달리게 됐다. CGV에 따르면 '파묘'의 개봉일인 지난 2월 22일부터 지난 8일까지 2.1%의 관객들이 세 번 이상 이 영화를 관람했다. 두 번 본 관객 비율은 5.1%였다.

'파묘'는 주인공들의 이름이 독립운동가와 같고 극에 등장하는 자동차 번호판이 0815(광복절) 0301(삼일절)이라는 점 등으로 화제를 모았다. 신경 쓰지 않고 보면 찾지 못할 법한 숨은 디테일들은 관객의 재관람을 유도했다. 영화 마니아들은 숨은 요소들에 대한 해석을 보고 다시 한번 영화를 관람하며 새로운 즐거움을 느꼈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디테일한 상징, 해석까지 모든 걸 다 알고 봤는데도 재밌었다. 두 번째로 보니 설정이 더 잘 보였다"는 글을 게재했다. '파묘'는 숨은 비밀로 N차 관람을 유도했고 무대인사 등을 통해 그 열기에 힘을 더했다.

이벤트, N차 관람 관객을 잡아라

한국일보

'올빼미'는 N차 관람을 인증한 이들에게 추첨을 통해 선물을 전한 바 있다. 영화 '올빼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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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와 같은 흥행을 위해서는 N차 관람 관객의 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다. 많은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영화관의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OTT로 여러 콘텐츠를 가성비 있게 이용 가능한 만큼 영화관 방문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일부 관객들이 발걸음을 줄인 가운데 극장 방문을 즐기는 관객들의 N차 관람이 영화의 생존에 갖는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자연스레 다른 작품들도 N차 관람을 이끌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지난달 개봉한 '원 앤 온리'는 2회 이상 유료 관람 후 개인 SNS를 통해 인증한 관객에게 추첨으로 굿즈를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올빼미' '자백' 등도 N차 관람을 인증한 이들에게 추첨을 통해 선물을 전한 바 있다. 아울러 많은 영화들이 스티커, 마우스 패드 등 주차별로 다른 굿즈를 증정하며 작품 팬들이 여러 차례 극장에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제2의 '파묘'가 등장해 극장가에 활기를 더할 수 있길 바란다. N차 관람 유도를 위해 창작자와 홍보·마케팅 담당자의 고민이 계속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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