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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원내대표 이모저모

거야 민주당, 상임위원장 독식 띄운다...4년 전엔 "의회독재"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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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에서 175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17개 상임위원장을 다 차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MBC라디오에서 “현재와 같은 상임위 구조라면 법사위원장을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맡는 게 맞고, 아울러서 운영위 역시 다수당이 책임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원내 제1당이 국회의장을 맡는 대신 제2당이 상원 성격의 법사위원장을 가져가고,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운영위원장을 맡는 통상적 관례를 따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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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원내대표는 더 나아가 “미국 같은 경우는 상ㆍ하원 상임위원장을 모두 다수 의석을 가진 정당이 다 가져간다. 원칙적으로 미국식 방식을 도입하자는 분들도 계신다”며 “이번 기회에 근본적으로 국회 운영의 틀을 한번 바꾸는 문제에 대해서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석수 비율을 고려해 17개 상임위원장(예결위 제외)을 배분했던 기존 관례가 깨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민주당 상임위원장 독식 시나리오는 총선 전부터 언급됐다. 한 친명계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에 “의원들이 삼삼오오 모인 자리에서 미국식으로 상임위원장을 전부 가져가는 것이 책임정치에 부합한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4년 전 총선에서 176석을 얻었던 민주당은 21대 국회 첫 상임위원장을 몽땅 차지했었다. 이로 인해 ‘의회 독재’ 비판에 시달렸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독주를 막아야 하는 지금은 민주당이 여당이었던 4년 전과 상황이 다르다”(고위 당직자)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물밑에서 언급되던 상임위원장 독식론이 이날 분출된 배경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이 성사되기 힘들다는 내부 판단도 깔렸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어제 윤석열 대통령의 총선 패배 첫 입장 표명에 대해 소통과 협치, 변화와 반성을 거부하는 ‘거부권 정치’를 지속할 거로 보인다는 분석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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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최고위원이 지난해 5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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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에 맞춰서 당내에선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벌일 초대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친명 직계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통상 3~4선 의원이 맡는 민주당 원내대표로는 당내에서 김민석·남인순·박범계·서영교·한정애 당선인(4선), 강훈식·김병기·김성환·김영진·박주민·박찬대·송기헌·조승래·진성준·한병도 당선인(3선) 등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김민석·박범계·서영교 당선인(4선), 김병기·김성환·박주민·박찬대 당선인(3선)은 친명계로 분류된다.

한 친명계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 선거는 이재명 대표의 의중에 따라 흐름이 정해질 것”이라며 “핵심 의원 사이에선 대선 경선 때부터 지근거리에서 호흡을 맞춘 박찬대 의원 등에 힘을 싣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 대표 측근은 “이 대표와 이심전심할 수 있으면서 당내 대인관계가 원만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민주당 강경파 의원 모임 처럼회 소속 김용민·민형배 의원이 원내대표에 도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 대선 직후 열린 2022년 3월 원내대표 선거에선 당시 초선이던 최강욱 전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해 1차 투표에서 10% 이상을 얻어 2차 투표에 진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원내대표가 누가 될지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친명 인사가 이끌 거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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