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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홈쇼핑 어렵다는데" 47% 뛴 '이 주식'…이례적 '파격 배당'[밸류업 대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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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대해부](34)현대홈쇼핑, 홈쇼핑 불황 속 기업 가치 제고 노력

[편집자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계기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오히려 프리미엄으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릅니다. 짠물배당, 소액주주에게 불리한 지배구조 재편, 밸류트랩 같은 주가 역선택 등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한국 기업들의 본질가치가 재조명되고 주가수준도 한단계 레벨업 될 것입니다.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을 밸류업 종목들의 현황과 디스카운트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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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홈쇼핑 주가 추이 및 기업 개요/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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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시작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 발굴 작업이 여전하다. 올해 초반에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 찾기가 화두였다면 최근의 관심은 주주환원에 신경 쓰는 종목들로 모인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주주환원 우수 기업을 대상으로 밸류업 지수편입과 세제 혜택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골자인 만큼 주주 배당을 많이 하거나 자사주 소각 비중을 확대하는 등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는 기업에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최근 현대홈쇼핑은 부진한 업황에도 주주환원 여력과 의지가 충분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홈쇼핑 프로그램을 제작·공급하고 도·소매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현대홈쇼핑은 2001년 5월 설립됐다. 같은 해 11월부터 영업을 시작해 2010년 9월13일 자로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주요 사업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매출 비중의 절반을 차지하는 홈쇼핑 사업이다. 최근에는 고객 시간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모바일로 동영상을 보며 쇼핑할 수 있는 기능인 '쇼라(쇼핑라이브)'에도 주력한다.

17일 코스피 시장에서 현대홈쇼핑은 전일 대비 100원(0.17%) 내린 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올해 1월24일 이후 석 달에 걸쳐 현대홈쇼핑의 주가는 47% 가까이 뛰었다. 주가 상승에도 현대홈쇼핑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33배다. 통상 저평가 종목을 구분할 때 기준이 되는 1배보다 낮다.


TV 플랫폼 영향력 하락…급감한 지난해 영업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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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홈쇼핑의 방송 화면./사진제공=현대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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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도 홈쇼핑 업황 자체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홈쇼핑 채널의 특성은 유통 채널이면서도 광고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TV 시청 인구는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비대면 광고 채널로 홈쇼핑이 활용되며 일시적으로 주목받았으나 엔데믹 이후 사회 활동이 정상화되며 홈쇼핑 활용도는 다시 낮아졌다.

현대홈쇼핑도 실적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매출은 1조743억원으로 전년 대비 2.48% 감소해 상대적으로 선방했으나 영업이익은 449억원으로 전년 대비 60.16% 급감했다. 10년 넘게 지켜온 1000억원 방어선이 무너진 셈이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대홈쇼핑의 지난해 실적을 두고 "홈쇼핑 본업에서의 영업이익이 500억원을 하회한 것은 이례적이었다"며 "일회성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에 비해 올해 1분기의 영업이익은 개선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현대홈쇼핑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94억원으로 추정했다. 1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에 해당하지만, 실적 기저 부담이 높지 않아 감소 폭은 다소 축소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탄탄한 주주환원정책,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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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홈쇼핑 현금배당/그래픽=이지혜


홈쇼핑 불경기와 부진한 실적에도 강력한 주주환원책이라면 현대홈쇼핑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결산 배당을 주당 280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 2019년 주당 2000원으로 시작해 △2020년 2200원 △2021년 2400원 △2022년 2600원으로 배당금이 꾸준히 상향하고 있다. 현재 시가 배당수익률은 5.6% 수준으로 유통 업종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대홈쇼핑은 중장기 배당 정책으로 홈쇼핑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영업이익의 30% 이상 배당을 지향하겠다고 지난 2월6일 공시했다. 최저 배당액은 주당 2500원으로 설정했다. 이번 정책은 사업연도를 기준으로 올해부터 2026년까지 3개년 동안 적용된다.

강력한 주주환원책을 내세운 현대백화점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홈쇼핑이 자회사 현대퓨처넷을 포함한 연결 재무제표 기준 현금성 자산을 1조원가량 확보하고 있는 만큼 향후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 확대나 M&A(인수·합병) 기대감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순이익 기준이 아닌 영업이익의 30% 이상을 배당 재원으로 하겠다는 것은 파격적인 결정"이라고 봤다.

증권가에서도 현대홈쇼핑의 투자 매력은 여전히 높다고 판단한다. 현대홈쇼핑에 대한 증권가의 평균 투자의견은 '매수'이고 평균 목표주가는 기존 6만3667원에서 7만1000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지난달 이후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 중 2곳(흥국증권·NH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올린 바 있다.

천현정 기자 1000chyu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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