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의 연임론 군불 때기에 다선 의원들 목표 '하향 조정'
李 결심 향방·의장 경선 결과 등 따라 당권 후보 늘어날 수도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 |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설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과반 압승을 거둔 4·10 총선 직후 당내에서 차기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무엇보다 2016년부터 세 번의 총선을 내리 이기면서 다선 의원이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 승리로 통상 국회의장에 도전할 만한 선수(選數)로 분류되는 6선(2명)과 5선(8명)을 합하면 10명에 이른다.
원내대표직에 도전할 가능성이 큰 4선(13명)과 3선(31명)을 아우르면 44명이나 된다.
이처럼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자리에 도전할 기본 자격을 갖춘 의원들이 늘어난 데 더해 '이재명 대표 연임론'이 최근 나온 것도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이 대표는 아직 스스로 연임과 관련한 입장을 밝힌 적은 없지만, 당내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 연임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18일 통화에서 "압도적 승리로 당이 일사불란하게 돌아가며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상황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은 사실상 이 대표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공천과 선거를 거치면서 당의 이 대표 직할 체제가 더욱 굳건해진 데다 이 대표를 강력 지지하는 당원이 매우 많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대표가 연임에 도전할 경우 적수가 없다는 게 중론이기도 하다.
결국 경력과 연륜을 갖춘 다선 의원들은 좀처럼 당 대표 후보군으로 거명되지 않고,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주자들로 거론되고 있다.
국회의장의 경우 6선의 조정식·추미애 의원의 이름이 우선 제기되는 가운데 5선인 김태년·안규백·우원식·윤호중·정성호 의원 등도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이번에 5선 고지에 오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도 마찬가지다.
이들 중 추 의원과 정 전 장관은 당 대표를 지낸 바 있고, 박 전 원장은 당권에 도전한 이력이 있다.
우 의원은 당권 도전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이재명 연임론'이 부상하면서 국회의장 후보군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국회의장이 대개 당권과 거리가 멀고 여야 대화와 협치를 중요시하는 정치권 원로에 가까운 인사였던 점을 고려하면 민주당 내부의 현 상황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5∼6선 의원들조차 당권 뜻을 밝히지 않고 있는 데다 과거라면 충분히 당 대표에 도전해봄 직했던 4선 의원들도 목표를 원내대표로 '하향 조정'하는 것이다.
다만, 전당대회까지는 넉 달 남짓 남은 만큼 이 대표의 결심과 국회의장 및 원내대표 경선 결과 등에 따라 아직 물 밑에서 숨죽이고 있던 당 대표 후보군이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비명(비이재명)계 가운데 당권 주자급으로 분류되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광재 전 의원, 박용진 의원의 거취도 변수다.
kjpar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