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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건국대생들, 총장실 앞에 ’학과 근조화환’…“무전공제 밀어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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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8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내 행정관 앞에 학생들은 ‘학사구조개편’을 반대하며 학과 이름이 적힌 수십개의 근조화환을 세웠다. 윤연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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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아침,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총장실이 있는 건국대 행정관 건물 입구에는 학과의 이름을 단 근조 화환들이 줄지어 놓였다. 무전공제를 추진하며 통폐합이나 학생 정원 감축을 겪게 될 학과들의 이름이 주로 적혔다. 학생 60여명은 행정관 1층 중앙홀에 검은색 옷을 입고 섰다. 이들은 “소통 없이 진행 중인 학사 구조 개편을 철회하라”고 소리쳤다.



교육부의 ‘무전공(전공자율선택제) 선발 확대’ 방침에 따라 학교가 무리한 학사구조개편을 진행하는 데 반대하며 건국대 학생들은 이날 학교 행정관 점거 농성에 나섰다. 무전공 선발은 전공을 정하지 않고 입학한 뒤 통상 2학년 때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 하는 제도다. 이를 위해선 학과나 인력 등 대학 내 자원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데, 이 과정에서 학내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 1월 2025학년도 입시부터 무전공 선발을 확대하는 대학에 더 많은 재정을 배분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이를 각 대학에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건국대의 경우 KU융합과학기술원 테크계열의 4개 학과를 공과대학으로 편입시키고, 사회과학대학에서 2개의 학과(융합인재학과·글로벌비즈니스학과)가 폐과되는 등 12개 대학(학부)에서 학과 통폐합과 정원 축소가 이뤄지고 있다.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학과 통폐합과 축소를 겪을 학생들이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조재희 건국대 총학생회장은 “학교는 총학생회, 단과대 학생회, 학과 학생회를 비롯한 학생 대표들과 어떠한 논의도 하지 않은 채 학사 구조 개편을 강행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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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내 행정관 건물 1층에서 학생회와 학생들 60여명이 모여 학사구조개편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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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의 학사구조 개편은 지난달 말 학교 의사결정 기구인 대학평의회에서 가결된 상태로, 이날 혹은 19일 열릴 예정인 규정심의위원회까지 통과하면 사실상 확정된다. 한승원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은 “무전공제 도입과 별개로 어떤 근거로 사회과학대학에서 2개 학과가 폐과되어야 했는지 납득 가능한 설명이 필요하며 폐과되는 학생들에 대한 설명과 계획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18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내 행정관 건물 2층에 있는 총장실 문 앞에 학생들이 ‘무전공제 추진을 중단하라’, ‘직접적인 소통하라’, ‘통폐합 반대’ 등의 문구가 적인 포스트잇을 붙이고 있다.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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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는 정부 방침에 따라 무전공제를 확대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건국대학교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모든 학생들을 모아놓고 설명회를 열기 어려워 학생대표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졌다. 교육부가 요구하는 무전공제 도입 과정에서 학부, 학과를 조정하는건 불가피한 일”이라며 “학생들의 우려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기존 학생들의 학습권 및 전공 선택권 보장을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라고 밝혔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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