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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동조자' 박찬욱 "로다주 1인4역, 미친사람 취급받을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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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계 배우 캐스팅에 엄청난 노력…수천명 오디션"

연합뉴스

질문에 답하는 박찬욱 감독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박찬욱 감독이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HBO 오리지널 시리즈 '동조자'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4.18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네 개의 배역을 한 배우에게 맡기자고 제안하면 동료들에게 미친 사람 취급받을 것 같아서 오래 고민했어요. 조심스럽게 얘길 꺼냈는데, 다행히 좋은 반응이 돌아왔죠."

HBO 오리지널 시리즈 '동조자'를 연출한 박찬욱 감독이 18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1인 4역을 맡긴 배경을 맡긴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박 감독은 이날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동조자'의 연출과 캐스팅 과정 전반에 대해 들려줬다.

그는 "작품에 교육자, 영화감독,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하원의원 네 사람의 백인 남성이 등장하는데, 이들이 서로 다른 인물이면서도 사실 미국이라는 시스템을 보여주는 네 개의 얼굴이고 결국 하나의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네 인물이 하나의 존재라는 점을 시청자가 단번에 알아보게 할 방법을 고심하다가 교묘한 대사보다도 더 효과적인 건 한 명의 배우에게 모든 역할을 맡기는 것이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의 발상에 따라 결국 한 배우가 네 배역을 연기하기로 결정됐고, 이 어려운 배역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흔쾌히 수락했다. '동조자'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분장을 바꿔가면서 완전히 다른 이름과 직업을 가진 네 배역을 연기했다.

연합뉴스

신작 '동조자'로 돌아온 박찬욱 감독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박찬욱 감독이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HBO 오리지널 시리즈 '동조자'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4.18 ryousanta@yna.co.kr


박 감독은 이날 작품의 대사와 의미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먼저 작품에 등장한 주인공 '대위'의 독백 중 "나는 스파이, 고정간첩, 밀정. 두 얼굴의 남자입니다. 모든 일의 양면을 보는 저주를 받았죠"라는 대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대위(호아 쉬안데 분)는 극중 프랑스인과 베트남인 사이에 태어난 혼혈이고 베트남어와 영어를 모두 능숙하게 구사하며 북베트남의 지령을 받고 남베트남에서 활동하는 스파이다.

박 감독은 "보통 상반되는 두 관점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능력은 축복인 것처럼 받아들여지지만, 저는 작품에서 저주받았다고 표현했다"며 "양쪽의 입장을 다 이해한다는 것은 어느 편에도 설 수 없다는 뜻이고, 특히 양쪽이 극단적으로 투쟁할 때는 저주가 된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연출하면서 박 감독은 특히 캐스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는 "캐스팅에 정말 어마어마한 노력을 들였다"며 "미국과 영국, 호주, 캐나다, 유럽, 아시아 등 여러 나라의 베트남계 배우들은 물론 배우가 아닌 사람들까지도 오디션을 거쳤다. 수천 명을 오디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등장하는 배우 중 일부는 아예 처음 연기를 해 보는 사람이었고, 한 배우는 유명한 베트남의 감독인데 '박찬욱이 어떻게 연출하는지 보고 싶어서 왔다'며 작품에 출연했다. 이 분 역시 연기는 아예 처음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동조자'는 2016년 퓰리처상을 받은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의 동명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혼혈 이중간첩의 눈으로 본 전후 미국과 베트남의 모습을 흥미롭게 담았다.

7부작인 '동조자'는 국내에선 쿠팡플레이를 통해 볼 수 있다. 지난 15일 첫 회가 공개됐으며 다음 달 27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한 회차씩 공개될 예정이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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