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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이창용 "환율 안정시킬 자원·수단 보유"… 시장 개입 시사[환율 경고 반복하는 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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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더멘털 대비 환율 변동성 과도"
李총재 연이틀 고환율 우려 표명
향후 한율 방어 시장개입 가능성
당국 구두개입에 1370원대로 뚝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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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1400원까지 오른 원·달러 환율에 대해 이틀 연속 우려를 표하면서 "변동성 완화를 위한 자원과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후 환율방어를 위한 시장개입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분석이다.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뚜렷해지면서 18일 원·달러 환율은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37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 총재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2024 국제통화기금(IMF) 춘계회의 한국 통화정책 관련 대담에서 "우리 환율이 시장 펀더멘털에 의해 용인될 수 있는 수준에서 약간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 급등에 미국의 통화정책, 지정학적 긴장, 이웃 국가인 중국의 위안화와 일본 엔화의 영향 등 여러 외부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전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원·달러 환율 급등과 관련, "시장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최근의 변동성은 다소 과도하다"며 "환율 변동성이 계속될 경우 우리는 시장안정화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으며, 그렇게 할 충분한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연이틀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수단을 강조한 이 총재의 발언은 향후 상황을 보고 환율방어를 위한 시장개입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6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외환당국은 환율 움직임, 외환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구두개입에 나선 바 있다.

만약 구두개입에도 외환시장이 진정되지 않으면 한국은행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를 통해 원·달러 환율 방어에 나설 수 있다. 지난해 말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은 350억달러 한도의 외환스와프에 합의했다. 이에 국민연금이 해외자산 투자에 나설 때 달러를 서울외환시장에서 사들이지 않고 한은에서 매입, 대금을 치를 수 있어 달러 매수 수요가 낮아지는 만큼 원화 가치 하락을 막을 수 있다.

이 총재는 이날 대담에서 현재의 외환시장 환경은 미국의 고금리가 지속되리라는 예상에 따라 달러 가치가 견고하게 올라갔던 지난 2022년 중반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현재의 달러 강세는 이르면 6월부터로 예상됐던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뒤로 늦춰질 수 있다는 예상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미국 통화정책 변화가 신흥시장의 환율에 주는 영향은 1년 반 전에 비해 일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뚜렷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소폭 진정된 모습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3.9원 내린 1372.9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8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한 데 이어 이날도 6.8원 내린 1380원에 개장한 뒤 장중 1370원대에서 등락 폭을 이어갔다.

한편 이 총재는 한국의 수출 대상국가 부동의 1위였던 중국이 최근 미국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내려온 것에 대해 "단순히 지정학적 긴장 때문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과거 한국이 일본을 따라잡았듯 중국의 기술이 한국을 따라잡고 있다. 많은 중간재 산업에서 지정학적 긴장과 관계없이 중국은 매우 큰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데, 한국의 산업은 지난 15∼20년간 매우 안주해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한중 교역에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은 주로 첨단기술 영역으로 국한된다고 평가하면서 "우리는 지금 경고 메시지를 받고 있다"며 "우리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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