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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카드사 영업점포 4년새 절반 가까이 문 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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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실적 부진 등 원인

젊은층 비대면 카드발급 익숙

국내 카드사들이 영업점포를 잇달아 줄이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에 낮은 가맹점 수수료 등으로 어려움을 겪자 조직 슬림화로 비용 절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 영업점포 코로나 전 대비 40% 감소…카드모집인 반토막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BC·우리카드)의 국내 영업점포는 121개로 전년 대비 24개(16.5%)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06개)과 비교하면 4년 만에 절반 가까이(41%)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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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별 영업점포 현황을 보면 현대카드가 지난해에만 국내 지점 15개를 줄이면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롯데카드는 6개를 줄였고 신한·삼성·KB국민카드는 1개씩 점포 문을 닫았다. 하나·우리·BC카드는 기존 점포를 유지했다.

영업점포가 감소하면서 이곳에서 영업활동을 하던 카드모집인도 덩달아 줄었다. 국내 카드사 8곳의 카드모집인은 2019년 1만1382명에서 지난해 5433명으로 52.2% 감소했다. 카드모집인은 카드사가 고용한 계약직 형태의 노동자로 고객 유치 때마다 카드사로부터 일정 수준의 수당을 받는다. 이들은 여신전문금융법에 따라 한곳의 카드사와만 전속계약을 맺고 활동하도록 규정돼 있어 영업점포 감소에 직격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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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조달비용증가 등 원인…비대면 발급 증가로 온라인 마케팅 강화
카드사들이 잇따라 오프라인 영업조직의 몸집을 줄인 건 실적 악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8개 카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5741억원으로 전년(2조7269억원) 대비 5.6% 감소했다. 현대카드를 제외하고 사실상 7개 카드사의 순이익 모두 줄었다. 롯데카드는 32.3% 증가했지만 자회사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이 효과를 제외한 순이익은 전년 대비 39.2% 감소했다. 우리와 BC카드의 경우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45.2%, 49.1% 줄며 감소폭이 가장 컸다.

자금조달비용이 늘어난 것도 영업점 축소의 주요 원인이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예금) 기능이 없어 채권을 발행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를 보면 전날 기준 신용등급이 AA+인 3년만기 여전채 금리는 연 3.775%다. 지난 1일 3.730%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올해 6월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카드사 여전채는 약 6조원 규모인데 이 중 약 60%가 2021년 이전 1~2%대 금리로 발행됐다. 현재 여전채 금리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 저렴했다. 순차적으로 만기가 도래하면 카드사들은 이보다 약 2배 비싼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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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세대의 카드 발급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이제 막 성인이 돼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해진 젊은층의 경우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한 비대면 발급에 익숙한 것도 오프라인 영업점포가 줄어든 주된 이유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창구에서 대면으로 카드를 발급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비교·추천사이트나 카드사 전용 앱을 통해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지점·출장소·사무소 형태로 운영되는 영업점포는 임대료와 인건비 등 운영비용이 만만치 않다. 카드사 관계자는 "과거 자동차금융 영업을 강화했을 때 영업점포를 많이 늘렸지만 경기불황으로 이런 흐름도 뜸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들어 카드 발급 자체도 비대면이 더 많아 온라인 채널에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드사들은 해외 영업점포는 점차 늘리는 추세다. 카드사 8개의 해외 영업점포는 2019년 13개에서 지난해 22개로 69.2% 증가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국내에서 먹거리가 줄자 해외 사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점포를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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