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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밸류업 세일즈' 앞둔 이복현, 현안 두고 금감원 떠나나…안팎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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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수석·민정수석 등 내각 합류 가능성 대두…명확 입장표명 아직

산적한 현안 업무 차질 우려…'힘 있는 수장' 부재로 입지 축소 우려도

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자료사진) 2024.4.1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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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내각 합류설'에 대해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으면서 금감원장 조기 교체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와 발맞춰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은 물론 각종 현안과 진행 중인 감독 업무가 산재한 가운데, 금감원 안팎에서는 수장 교체로 업무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전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진행된 '기업과 주주행동주의 상생·발전은 위한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질문에 "죄송하다. 오늘은 이해해달라"고 말하며 즉답을 피했다.

"내각 합류설이 사실인가" "용산에서 연락받은 것은 없느냐" 등 기자들의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앞서 4·10 총선 직후 내각 개편 움직임이 일면서 이 원장이 대통령실에 신설되는 법률수석 또는 민정수석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란 전망이 급속도로 확산했다. 특히 지난 17일 이 원장이 금융위원회 회의에 불참하고, 예정된 보고 일정을 전면 취소하면서 내각 합류설에 힘이 실렸다. 그는 전날에도 임원 회의와 증권사 사장들과의 오찬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원장은 17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용산 대통령실 내각 합류설에 대해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올해까지 감독원장 역할을 마무리 짓고 싶다"며 "그동안 벌여놓은 일이 많아서 당분간 어디 못 갈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직후 일부 언론과의 통화에선 "임명권자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추가로 밝히며 사임 가능성을 열어뒀고, 전날에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해소되지 않는 수장 공백 리스크에 금감원 안팎은 술렁이는 모습이다.

우선 올해 초부터 이어 온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 원장은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외국계 금융사들을 만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의지를 강조한 데 이어 총선 이후에도 적극적인 '영업'을 지속했다. 대기업 대표들과 개인 투자자, 행동주의 펀드, 시장 전문가, 해외 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 전반을 만났거나 만날 계획을 세워뒀다.

다음 달에는 주요 금융사들과 함께 미국 뉴욕으로 건나가 투자설명회(IR)도 진행한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이나 외환·배당 정책 등 해외 투자자들이 궁금해 할 만한 내용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적극 알리겠단 계획이다.

이 원장은 지난해 싱가포르와 런던에서 금융권 공동 해외 IR을 주도하는 등 금감원장으로는 이례적으로 'K-금융 세일즈'를 진행했는데, 이 또한 맥이 끊길 가능성이 크다.

이외에도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절차가 개시되면서 이에 대한 금감원의 감독이 빈틈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금융권 내부통제 문제나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불공정 거래 검사 등 굵직한 현안이 남아 있다. 수장 공백으로 인한 부작용이 클 것으로 염려가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관가 관계자는 "수장 교체 가능성이 있으면 진행 중이던 업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어렵고, 금감원장이 바뀌면 주요 간부들도 교체되기 때문에 업무의 연속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 원장이 금감원 역할에 힘을 실었던 점을 언급하며 "다음 수장이 누군지에 따라 금감원의 역할과 추진 능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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