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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일본군 위안부 동원 강제성 부인"… 일본, 우익 교과서 또 검정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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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부성, 레이와 교과서 추가 통과
"위안부 전장에 데리고 다니지 않아"
우익 사관 교과서 1종→4종으로 늘어
외교부 "깊은 유감"...일 대사 초치 항의
한국일보

19일 일본 정부의 교과서 검정을 통과한 레이와서적의 중학교 새 역사 교과서에 실린 일본군 위안부 관련 설명으로, 일본의 강제 연행을 부인했다. 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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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19일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강제성을 부인하고 식민 지배 시혜론을 담은 중학교 역사 교과서 검정을 통과시켰다. 해당 교과서는 일본 우익 사관이 가장 많이 반영된 레이와서적 역사 교과서로, 일본 정부의 검정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유보된 역사 교과서 첫 검정 통과


일본 문부과학성은 이날 교과서 검정심의회를 열고 2025년부터 중학교에서 사용될 레이와 새 역사 교과서 2종이 검정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문부성은 지난달 22일 중학교 새 사회과 교과서 18종을 통과 처리했는데, 당시 레이와 교과서는 정보 사전 유출을 이유로 보류됐다.

한국 시민단체 '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의 레이와 교과서 분석에 따르면 레이와는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등 일본 극우 세력의 주장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한국일보

시민들이 17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해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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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와는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 "강제 연행했다는 사실은 없고 그녀들은 보수를 받고 일했다"며 강제성을 부인했다. 또 "일본군이 그녀들을 종군기자나 종군간호부와 같이 종군시켜 전장에 데리고 다녔던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인이 위안부 문제로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레이와는 "한국은 (한일) 청구권 논의를 다시 문제 삼았고, 한국 정치단체가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 위안부상(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고 세계 많은 도시에도 계속 설립하고 있다"고 서술했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는 축소해 담았다. 레이와는 "1944년이 되면 조선인과 대만인도 본토에 넘어와 징용공(강제동원 피해자의 일본식 표현)으로 일했다"며 "징용공에게는 임금이 지불됐다"고 적었다.

"일본이 대한제국에 무기한 재정 지원해"

한국일보

한 시민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체험관에서 독도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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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문제는 '일본 고유 영토'로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부각했다. 레이와는"일본 점령이 해제되자 한국은 이승만 라인을 일방적으로 선언해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를 점거했다"며 "역사상 조선 왕조가 다케시마를 영유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조선 강제 병합과 관련, 레이와는 "조선총독부는 토지 조사를 행하고 철도, 댐, 상하수도, 병원, 전화, 우편 등 사회 기반을 정비해 갔다"며 "당시 대한제국의 재정은 파탄 상태였다. 일본은 무이자, 무기한으로 재정 지원했다"고 적었다. 일본 통치가 조선 근대화로 이어졌다는 억지 주장을 펼친 것이다.

레이와 교과서의 검정 통과로 일본 내 우익 사관 교과서는 더 늘어났다. 이전 교과서 검정 시기인 2020년에는 7종 중 1종이었지만, 지난달 검정에 합격한 이쿠호샤, 지유샤에 레이와 2종까지 더하면 이번에는 10종 중 4종으로 늘었다. 연구소는 "한국사 왜곡으로 도배한 매우 위험한 교과서"라며 "심각한 내용을 담고 있는 교과서가 버젓이 검정을 통과한 것은 일본의 교과서 검정 시스템이 정치적 지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내고 유감을 표명했다. 외교부는 "과거의 과오에 대해 사죄와 반성은커녕 오히려 이를 미화하는 내용으로 가득한 교과서를 용인한 것은 양국 관계 발전 추세에도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또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항의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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