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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전기차 대박’ 샤오미…‘짝퉁 포르쉐’? [생생中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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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데뷔전, 그러나…


‘대륙의 실수’라는 별칭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샤오미가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자체 개발한 첫 전기차 ‘SU7(중국명 수치)’ 시리즈는 첫날 9만대 가까이 판매됐고 SNS에서는 ‘미펀(米粉·샤오미 팬을 지칭하는 용어)’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공급 과잉 탓에 중국 전기차 시장 내 ‘출혈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샤오미의 데뷔전은 일단 성공적이다.

샤오미 전기차가 흥행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가격이다. SU7 표준 모델 가격은 21만5900위안(약 4000만원), 중간 모델인 ‘프로’는 24만5900위안(약 4500만원), 고급 모델인 ‘맥스’는 29만9900위안(약 5500만원)이다. 앞서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가 “SU7을 저가로 내놓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가격이 높게 책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를 감안하면 가격이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에서 책정됐다는 평가다.

매경이코노미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한 샤오미 매장에서 샤오미의 첫 전기차 ‘SU7’이 전시돼 있는 모습.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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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전기차, 예판 4분 만에 1만대 돌파

실제 SU7은 3월 28일 오후 10시 예약 판매 시작과 함께 4분 만에 1만대, 27분 만에 5만대 넘게 팔렸다. 화웨이가 전기 SUV ‘아이토’를 출시할 당시 27일 만에 5만대 팔린 점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SU7 출시 후 주요 샤오미 매장은 시승을 원하는 고객들로 붐볐고 시승을 위해 새벽 2~3시까지 줄을 서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샤오미 팬덤도 한층 공고해졌다. SNS에 SU7을 찬양하는 영상과 게시글이 넘쳐나는 것은 물론이고, 경쟁사 전기차 라이브 방송에 SU7에 관한 문의 댓글이 폭주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지난 4월 1일 중국의 가오허자동차를 판매하던 한 라이브 방송에서는 계속된 SU7 관련 질문에 “샤오미 얘기하지 마세요. 계속하면 방송을 종료합니다”라고 적은 A4 용지를 차량에 붙여놓고 방송을 진행했다. 지리자동차 등 다른 자동차 브랜드의 라이브 방송에서도 진행자가 “SU7은 판매하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방송하는가 하면, BYD 전기차를 판매하는 라이브 방송에서는 진행자가 방송 도중 “여기는 BYD 방송인데, 왜 여기서 자꾸 ‘샤오미 대박’을 외치고 있느냐”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애플 못지않은 샤오미의 강력한 팬덤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SU7을 향해 일각에서는 ‘짝퉁 포르쉐’라는 비판이 나온다. 중국 주요 매체 제일재경은 4월 3일 ‘중국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산자이(山寨·짝퉁) 차가 한 대 더 필요한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일부 모델 출고까지 8개월이나 걸릴 정도로 SU7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차량 외관이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전기차 ‘타이칸’을 빼닮은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제일재경은 “온라인에는 ‘바오시미(포르쉐와 샤오미의 합성어)’라는 말까지 떠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익명의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샤오미의 ‘산자이 포르쉐’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후퇴”라며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는 추세에 이번 샤오미의 흥행으로 짝퉁 열풍이 다시 불면 그동안 쌓아온 (중국 자동차 기업의) 이미지가 무너질 수 있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하는 상황에서 올해 시장의 성장을 이끌 최고 기대주를 향해 중국 언론이 ‘셀프 비판’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SU7의 안전성 논란도 이런 비판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SU7 시승 운전 중 균형을 잃고 그대로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 영상이 확산됐다. 이에 샤오미 측은 시승 고객의 운전 미숙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5호 (2024.04.17~2024.04.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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