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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강남3구' 집 1채 = '그외22구' 집 2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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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톡톡]
서울 아파트값 4주째 상승, 수도권은 보합 전환
정책·금리·물가 혼조세에…집값 전망도 엇갈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4주 연속 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상승으로 전환한 지 한 주 만에 다시 보합으로 돌아섰고요. 지방은 14주째 하락입니다. 특히 서울 집값은 신축 단지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올랐죠. 서울 내에서도 가격 격차가 벌어지는 모습입니다.

집값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들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요. 집값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도 엇갈리고 있죠. 상승과 하락률이 높지 않은 만큼 장기적인 보합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여소야대'로 끝난 총선과 미국발 금리인하 기대감 축소,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 등으로 집값이 꺾일 것이란 주장도 나옵니다.

다른 한편으론 금리 상승 여력은 크지 않기 때문에 현재의 전·월세 가격 상승이 집값을 밀어올릴 수 있고, 입주물량 부족이나 분양가 상승 등이 전반적인 집값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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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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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 1채로 서울 내 2채 구입?...집값 편차 가속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셋째주(15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3% 상승했습니다. 지난 3월 넷째주 0.01% 상승을 시작으로 매주 상승폭을 키워오다 지난주는 그 전주와 같은 상승률을 보이며 4주 연속 오름세죠.

반면 20주 만에 0.01%로 상승 전환했던 수도권은 한 주 만에 다시 보합으로 돌아섰습니다. 지방은 -0.03%를 기록하며 22주 연속 내림세를 유지 중이죠. 5대 광역시(-0.04%→-0.05%)와 세종시(-0.14%→-0.19%)는 전주 대비 하락폭이 더 커졌어요.

서울만 상승하고 전국이 내림세를 보이면서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주(-0.01%) 대비 하락폭이 확대된 -0.02% 기록했습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도 한강 이남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이 눈에 띄는데요. 특히 서초(0.05%), 강남(0.04%), 송파(0.06%) '강남 3구' 모두 높은 상승률을 보였어요. 서북권에서는 마포가 0.08%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요. 용산(0.07%), 성동구(0.07%), 영등포(0.06%)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어요.

송파구는 잠실·가락·장지동 주요 대단지 위주로 집값이 상승했다고 부동산원은 설명합니다. 마포구는 대흥·아현·용강동 역세권 위주로, 성동구는 금호·옥수동 위주, 용산구는 이촌동 구축 위주로 집값이 상승하는 모습이었다고 하죠.

반면 '노도강'으로 불리는 노원(-0.01%), 도봉(-0.03%), 강북(-0.01%)은 하락세를 유지 중이에요.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급매 소진 이후 저가 매물을 기대하며 관망세가 유지 중인 상황"이라며 "지역별로 대규모 선호단지 위주로 실거래가 발생하고 매수문의가 지속해 매도희망가가 상향조정 되며 상승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어요.

이렇게 서울 내 집값 상승이 일부 지역에 국한되니 2022년 좁혀졌던 '강남 3구'와 '그 외 서울지역(22개구)' 아파트의 매매가 간격이 최근 다시 벌어지고 있다고 해요.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자료를 볼까요?

2022년 강남3구와 그 외 서울 지역 매매가격 차이는 3.3㎡당 3178만원이었는데요. 2023년 3309만원, 2024년 3월에는 3372만원으로 2022년 대비 194만원 간격이 커졌다고 해요.

강남 3구는 규제지역으로 묶여 상품성에 제한이 있어요. 하지만 분양가상한제로 추가 상승 기대감이 있고 시장 회복기 자산가치 상승 기대가 높죠. 그런 만큼 빠른 시장 회복을 보인다는 분석이에요.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집값 상승기에는 대부분 동반 상승하는 분위기지만 침체기엔 대기 수요가 많은 지역에 차별화가 나타난다"면서 "강남 3구와 그외 지역 아파트 가격을 나눈 배율차이는 2022년 1.9배에서 2024년 2배로 커졌다"고 설명했어요. 이는 강남3구 아파트 1채로 기타 서울 내 지역 아파트 2채를 구매할 수 있다는 얘기예요.

경기·인천 등 수도권과도 매매가격 격차가 확대되는 모습이에요. 지난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 추진 등으로 서울과 경기·인천 지역 가격차는 2231만원으로 좁혀졌는데요. 최근 다시 2261만원으로 격차가 벌어졌어요. 지방 집값도 하락세라 격차가 벌어지고 있고요. 결국 시장 분위기의 차이는 서울 강남권과 그 외 지역으로 나뉜 셈이죠.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내에서도 신축, 핵심지 중심으로 집값 상승 영향이 커 서울 내 집값 편차는 계속 커질 것"이라며 "압구정, 반포 등 초고가 아파트 단지는 공급제약 때문에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인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로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부평구(0.07%), 남동구(0.05%) 등을 제외하고 구도심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경기는 보합에서 -0.02% 하락으로 돌아섰어요. 교통환경 개선 기대감으로 수원 영통구(0.11%), 오산시(0.11%), 고양 덕양구(0.10%) 등이 올랐지만 안양 만안구(-0.24%), 성남 중원구(-0.19%) 등에서 낙폭이 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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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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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합? 상승? 하락? 집값 전망 안갯속

총선 전까지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시장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습이었는데요. 4·10 총선이 '여소야대' 국면으로 끝난 데다 대내외적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집값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도 크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우선 총선 이후 정부가 내놓은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심리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오죠. 여기에 하반기 금리인하를 예고했던 미국이 인하 시기를 내년으로 미룰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심리 위축을 더욱 부추기는 모습입니다.

게다가 이란과 이스라엘 전쟁이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면서 인플레이션 가속으로 금리 인하가 더욱 어려워져 집값이 하락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김인만 소장은 "서울 일부 오름세는 미미한 수준이어서 사실상 현재 집값은 보합인 상황"이라며 "여소야대로 규제완화가 쉽지 않고 유가 상승 등으로 물가가 높아 금리를 내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 기대감이 크게 떨어져 집값이 꺾이는 쪽으로 갈 수 있다"고 예상했어요.

김 소장은 "2021년까지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 2022년 하반기 1차하락 후 보합세는 정상적인 흐름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시장 심리가 이미 많이 꺾인 상황이고 혹여나 인플레이션으로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그에 따른 충격으로 2차 하락이 올 수 있다"고 진단했어요.

장기간 현재의 보합세가 유지될 것이란 시각도 있어요.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집값이 상승한 것은 주담대 금리가 3%대로 내려와 수요자 숨을 틔웠기 때문인데 다시 4%대로 오르자 수요도 주춤하다"며 "정책요인이나 공급은 단기적 영향을 미치기 어려워 시장은 금리 영향이 큰데, 지금은 상승 하락 요인이 없다"고 말했어요.

그는 "하반기 금리가 하락하면 내년에는 시장에 변화가 감지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금리하락 시기가 늦춰지면 지금과 같은 보합세가 2~3년 이어질 수 있다"면서 "2026년 이후부터 금리와 공급이슈에 따라 상승 여부를 가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어요.

금리가 당분간 변하지 않으면 집값이 오를 거라는 시각도 있는데요.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금리 변동이 크지 않으면 시장 매매가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월세 가격"이라며 "전월세가 오르며 매매가가 상승 반전하고 있고 공사비 상승으로 신축 분양가가 오르고 공급이 줄어 기존 주택 시장 가격 견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어요.

집값의 선행지표인 전월세 가격이 누적 상승하면 매매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공급 부족으로 기존 주택의 거래량이 늘면서 전반적인 상승 흐름을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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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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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 주 전셋값은 지방을 제외하고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계속 오름세예요.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전주(0.03%)와 동일한 상승폭을 유지했고요. 서울은 0.06%에서 0.08%, 수도권은 0.08%에서 0.09%로 상승폭이 늘었어요.

서대문구(0.18%), 동대문구(0.16%), 은평구(0.16%) 등 강북을 비롯해 한강 이남으로 동작구(0.15%), 양천구(0.11%), 구로구(0.11%) 등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였어요.

한국부동산원은 "역세권·대단지·소형 규모 위주로 전세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며 상승거래가 체결되고 있다"면서 "매물부족현상 등으로 상승세가 지속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어요.

인천은 0.16%로 전주(0.17%)대비 상승폭이 소폭 줄었고요. 경기는 0.06%에서 0.08%로 상승폭이 늘었어요. 반면 지방은 -0.03%로 전주(-0.01%) 대비 하락폭이 커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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