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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이인철 "'킹달러'에도 과거와 같은 외환위기는 없을 것" [한판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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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이 네타냐후 압박하는 이유? 고물가와 유가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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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FM 98.1 (18:00~19:3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
■ 대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 알립니다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재홍>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2부 문을 열었습니다. 외환시장이 심상치 않습니다. 사흘 전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400원선을 넘어가면서 당국이 처음으로 구두개입까지 나섰는데요. 현재 상황 어떻게 봐야 할지 또 정부의 대응은 어떤지 살펴봅니다. 경제전문가시죠.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소장님.

◆ 이인철> 안녕하세요.

◇ 박재홍> 두 분 인사 나눠주시고.

◆ 진수희> 안녕하세요.

◆ 박성태> 안녕하세요.

◆ 이인철>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박재홍> 이인철 소장님 원래 저희 방송에 오시면 굉장히 과묵하게 계시는데 오늘은 박성태 실장하고 굉장히 반가워하시면서 함박웃음이.

◆ 박성태> 저와 전전 회사에, 제 전전 회사에 같이 있었던.

◇ 박재홍> '한국경제' 시절에.

◆ 박성태> '한국경제 TV'에 함께 있던 선배입니다.

◆ 이인철> 인재가 많습니다.

◇ 박재홍> '한국경제', 자주 모셔야겠어요.

◆ 이인철> 맨날 말만 이렇게 하고 정치만 소비하더라고요.

◇ 박재홍> 정치 얘기 그만해야겠어요. 이제 환율 얘기 해볼 텐데 1400원대 환율. 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2022년 이 정도뿐이었는데 사실상 네 번째입니다. 사상 네 번째,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번 환율 흐름.

◆ 이인철> 일부에서는 뉴노멀이다, 아니다, 얘기하고 있고. 이게 증시, 환율 보면 현기증이 나요. 하루하루 롤러코스터 타는 것 같습니다. 아마 주식 투자하셨던 분들, 아니면 자녀 유학 보내셨던 분들, 굉장히 민감한 뉴스거든요.

◆ 박성태> 아니, 우리나라 지금 반도체 수출 잘되고 있다며. 무역수지도 10개월째 흑자고.

◆ 이인철> 그러면 또 1분기 외국인들 거의 사상 최대로 국내 주식 샀어요. 한 15조 원 넘게. 달러 들어오는 거 아니야? 달러 들어오는 거 맞잖아요, 달러 빠져나가기보다는. 우리가 무역적자도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외변수가 너무 큽니다. 일단 중동의 위기. 제가 트리플 악재라고 말씀드리는데. 그다음에 미국 달러 강세. 이른바 '킹달러'예요. 우리나라 통화만이 아니라 일본은 더 굴욕적입니다. 우리는 한 6개월 정도 만에 최저지만 일본은 34년 만의 최저예요. 엊그제 한국과 일본 외환당국 수장이 공동으로 구두개입하는 것도 역사상 없어요. 그랬는데 당일에 원-달러 환율은 떨어졌어요. 먹혔다는 얘기죠. 그런데 굴욕. 일본 엔화의 굴욕. 엔화는 34년 만에 최저를 또 찍었어요. 안 먹히고 있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전세계가 다 킹달러, 미국만 너무 경기가 좋아요. 그리고 또 세 번째가 우리는 일회성 요인이 있어요. 주식 투자하셨던 외국인들이 배당을 4월에 받습니다. 이 돈이 어마어마해요. 이 돈이 그냥 10조 원 가까이 됩니다. 그러니까 과거 같으면 좀 지금 배당 받았어도 한국 기업들 반도체 앞으로도 좋을 것 같으니 배당금 대신 재투자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지금 이렇게 환율이 뛰어버리면 환차손 발생합니다. 그래서 연초에 1300원 밑 돌던 환율이 지금 16일에 1400원선 넘었고 오늘도 10원 가까이 올랐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 3개 악재를 한꺼번에 짓누르다 보니까 좋은 뉴스는 안 반영되고 나쁜 뉴스는 굉장히 잘 반영되고 있어서 아마 조금 더 오래갈 것 같아요. 이런 변동성이 큰 장세가.

◆ 박성태> 지금 사실 원화 가치가 많이 떨어진 거잖아요. 환율이 이렇게 오르는 건. 그러면 외국 투자자 중에 지금까지 원화 가치가 어느 정도 하나의 박스권으로 움직였다고 하면 지금은 거의 가장 낮을 때다. 그러니까 지금 원화 가격으로 주식을 사놓으면 나중에 환율이 떨어지면 오히려 환차익도 볼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할 사람들 없을까요. 그게 일종의 박스권 안에서 움직일 때를 전제로 하고 얘기하는 건데.

◆ 이인철> 그러니까 일단 외국인들이 과거처럼 빠져나갈 거냐. 저는 거기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앞서 1400원 올랐던 게 과거 세 차례 있고 이번이 네 번째인데, IMF 외환위기 그다음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가장 최근이 2022년 하반기의 레고랜드 사태 때문에 회사채 발행이 안 됐잖아요. 아무리 높은 금리를 줘도 채권 소화가 안 됐던 시절이 있었던 우리 자체적인 문제였는데. 지금 아까 트리플악재 가운데 미국발 악재, 그리고 중동발 악재는 대외요인이잖아요. 그리고 4월 배당은 일회성 이벤트고.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과거와 같지는 않다. 그리고 2022년 하반기에 레고랜드 사태 때와 지금 다른 것은 당시에는 일단 원화, 우리가 잘못한 것도 있었지만 그런데 지금은 어쨌든 이런 변수를 감안하게 되면 과거와 같이 달러가 빠져나가면서 국가경제가 흔들렸던 외환위기는 없다고 봐요. 왜냐하면 당시에는 단기부채가 워낙 많았고요, 과거. 그리고 우리가 이제 꿔온 돈이 더 많았어요, 우리가 돈을 빌려온 국가이기 때문에. 이자에 따라서 좀 달라질 수는 있겠습니다마는, 그 당시에는 순채무국이었다면 지금은 단기부채 비중도 많이 줄었고 이제 받을 돈이 더 많아졌어요. 그리고 외환보유액도 지난해 말 기준 4200억 달러, 이 정도면 세계 한 9위 정도 수준이니까 이제 조금 1400원 넘어서면 급하면 이제 외환보유액으로 달러 풀어서 안정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과거와는 좀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오늘처럼 갑자기 또 6일 만에 이스라엘이 이란의 본토를 공격한다든가 이런 게 나오면 출렁거립니다. 오늘도 장중 한때 20원 넘게 오른 적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사실 우리가 어쩔 수 없는 대외요인이 많아졌어요. 미국하고 중동이라는. 특히 미국은 지난 3월까지만 하더라도 그래도 좀 물가 잡히는 걸 보니 6월 정도에 금리 인하하고 연중 세 차례 정도는 금리 내릴 수 있겠다고 했는데 지금 6월 금리인하는 이미 물 건너갔고요. 7월도 아니다, 중립이고. 9월 정도에 가면 할까. 그리고 세 차례가 아니라 한 번 내지 두 번 정도, 연내 인하할 수 있다는 거고. 오늘 새벽에 또 충격적인 건 연준위원들 가운데 넘버3가 있어요. 뉴욕연방은행총재를 넘버3라고 하는데, 연준 의장, 부의장, 밑에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있어요. 이분이 필요하다면 금리인하가 아니라 금리인상도 해야 한다. 지금 물가 수준이 그렇다는 거예요. 이 발언을 하니까 연준의 금리에 굉장히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가 또 최고치를 찍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제 금리인하는 물 건너간 거 아니냐. 점점 연준 내 매파의 목소리. 오히려 금리는, 물가가 확실히 2% 선까지 떨어지기까지는 이제 고정해서 가려는 그런 스탠스가 지금 풍기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가 다 지금 미국하고 중동만 바라보고 있는 겁니다.

◇ 박재홍> 미국 왜 이렇게 경제가 좋은 거예요. 인플레이션이 안 잡히고 왜 이렇게 킹달러예요?

◆ 이인철> 그러니까, 저도 그게 이해가 안 가요. 미국이 흔들릴 줄 알았는데 고용도 좋아요. 왜냐하면 미국의 IT기업들 실리콘밸리에서 다 감원하잖아요. 뭐 애플서부터 다 감원한다고.

◇ 박재홍> 구글도 그러고 있는데.

◆ 이인철> 테슬라, 구글, 아마존 다 감원한다고 했어요. 감원한다고 했는데, IT업종 일자리가 없어지면 동부로 가면 서비스업 일자리는 넘쳐나요. 구직이 되고. 그러다 보니 일자리가 늘 환상적인, 정말 완전고용 수준의 실업률입니다, 3%대예요. 그런 일자리 있죠, 그다음에 소비. 소비도 보니까 지난달도 예상치보다 2배 이상 늘었어요. 원래 연 5.5%면 거기에는 모기지금리라고 해서 주택을 잘 안 사야 되거든요. 모기지금리 30년 만기 금리가 7%예요. 그래도 주택을 사.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 그 이자를 감내할 만큼 임금이 올랐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물가 내리기가 어렵다는 거예요. 점진적으로 내리기가 과거보다. 그러다 보니까 고용지표 좋아, 물가 여전히 높아. 여기다 소비지표도 괜찮네. 이러니 IMF가 뭐라고 얘기했냐. 올해 미국 경제 전망 잘못했습니다. 여기 1월, 4월, 7월, 10월 1년에 4번 수정하는데 올해 미국 경제 2.1%가 아니라 2.7% 성장하는 겁니다.


◇ 박재홍> 3% 가까이.

◆ 이인철> 이게 왜 충격적이냐 하면 지난해 한국과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역전됐다고 해서 엄청나게. '야, 이거 IMF 이후 처음이야, 한국의 굴욕이야', 이랬거든요. 사이즈도 다르잖아요, 우리랑 일본이랑. 그런데 IMF가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 2.3이에요. 이 얘기는 뭐냐. GDP 규모로 우리나라하고 미국하고 15배 차이 납니다. 미국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웃돈다는 거예요. 이 정도로 좋다는 겁니다.

◆ 진수희> 그러면 바이든 재선되나요?

◆ 이인철> 그건 또 별다른 문제고. 왜냐. 물가, 오늘 뉴스 보셨죠? 표심에 가장 영향이 큰 게 뭐다? 물가예요. 지금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네타냐후 총리한테 '하지 마, 하지 마'라고 시그널을 보낸 이유가 물가 때문이에요. 미국 사람들이 민감한 건 대형차 끌고 다녀요. 유가 오르는 거 그 꼴 못 봅니다. 바로, 바로 민심이 나빠져요. 왜냐하면 거기는 물값보다도 기름값이 싸거든요. 그래서 대형차 몰아요. 식구 수대로 대형차 다 갖고 있어요. ◇ 박재홍> 트럭 몰고.

◆ 이인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보면 물가가 계속 오르고 유가가 오르면, 당연히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이에요, 얘네는 전략 비축유를 풀면 돼. 계속 풀었어요. 물가 오르니까. 왜냐, 9.3%까지 물가가 올랐잖아요. 이게 반세기 만의 처음이에요, 미국이 물가가 이렇게. 지금 바이든 대통령하고 전 트럼프 대통령하고 지지율 차이가 났던 것도 물가 때문에 그래요. 못 살았던 분들. 그래서 자꾸 러스트벨트 같은 데 가서 다 중국 탓으로 돌리는 거예요. '야, 중국 너희가 지금 경기가 너무 안 좋으니까 철강 같은 거 덤핑하는 거 아냐' 그러면서 '관세 3배 때릴 거야', 이렇게 하는 게 표심 잡기 위해서. 이 블루칼라들 어떻게 하면 내 사람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해서 아마 물가 때문에 미국도 굉장히 힘든데, 우리는 대출이자 때문에 힘들어요. 미국이 저렇게 금리를 안 내려주게 되면 한국은행에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금리를 동결해도 시중금리 올라갑니다.

◇ 박재홍> 그래서 지금 바이든 역시 중국 때리기를 하고 있는데. 그러면 이게 원래 트럼프 전공이 중국 때리기였는데 바이든까지 이렇게 중국 때리기를 하면. 그러면 바이든의 정책도 트럼프와 유사하게 가는 흐름입니까? 자국 우선주의.

◆ 이인철> 일단은 표심에 장사 없다. 일단 물가를 잡아야 되고 러스트벨트를 잡아야 되니까. 엊그제 나왔던 뉴스예요. 아니, 지금까지는 계속 IT였잖아요. 반도체 때리고 이런 것들이었거든요. 배터리 때리고. 그런데 갑자기 철강하고 알루미늄 들고 나왔어요. 전통적인 제조업이란 말이에요. 여기는 미국의 러스트벨트라고 해서 미시간이라든가 굉장히 블루칼라들이 밀집돼 있는 데 가서 캠페인을 하다 보니 그 지역에 2020년 당시에는 내가 거기를 싹 먹었는데 보니 트럼프 대통령이 미리 가서 '야, 내가 재선에 당선이 되면 이제 중국산 모든 수입품에 대해서 관세를 60% 매겨버릴게', 이렇게 얘기하니 뒤집어진 거예요. 급하니까 막 내놓은 거예요. ◇ 박재홍> 바이든도.

◆ 이인철> 네, 바이든도. 3배 올리겠다. 현재 7.5%인 걸 25%까지 인상하겠다고 했는데. 이게 바로 정치적인 어떤 표심, 포퓰리즘을 겨냥한.

◇ 박재홍> 그럼 중국 철강업계를 건드리면 우리도 굉장히 밀접히 연관이 돼 있기 때문에 우리 업계는 어떻게 되나요?

◆ 진수희> 반사이익 같은 거.

◆ 이인철> 다들 그렇게 생각하실 거예요. 미국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나라가 아닙니다. 이미 2018년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 자국의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수입산 기업들한테 두 가지 옵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고 옵션을 줬어요. 하나는 뭐냐. '야, 수입물량을 점진적으로 줄일래 아니면 고율의 관세를 받을래' 했더니 우리 철강기업들은 수요물량을 자체적으로 줄이는 쪽으로 갔단 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연평균 우리가 한 380만 톤 이상 미국에 수출했는데, 지금 점진적으로 200만 톤 내외로 줄였어요. 그래서 여지가 없어. 중국이 수출을 못하게 되더라도 우리가 그 수출, 이제 틈을 비집고 들어갈 여유가 없어요. 또 하나는 이미 중국은 너무 많이 맞아서 중국의 철강수출 비중이 거의 한 5년 새 반토막, 4분의 1토막이 났어요. 점유율이 한 3.7%. 몇 프로밖에 안 돼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 중국 경기 너무 안 좋잖아요. 중국 경기 너무 안 좋으니 미국 수출 막히면 어디 가겠어. 다른 나라 갈 거 아니에요. 동남아부터 시작해서 유럽 다 풀리면 그렇지 않아도 지금 철강산업 좋지 않거든요. 아는데 이게 우리까지 덤터기로 오히려 철강산업 침체가 더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게 더 큰 문제입니다.

◇ 박재홍> 환율 얘기하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환율 박스권 말씀하셨잖아요. 그런데 일각에서는 1450원까지 열어놓고 생각하신 분도 있고 연말에 1500원도 불가능한 시도는 아니다, 이렇게 말씀하시거든요. 소장님, 어떻게 보세요?

◆ 이인철> 저는 사실은 상단은 일단 우리가 맞히는 건 불가능합니다. 맞히는 건 불가능하고 언제라도 1400원 위로 올라갈 수 있고요. 당연히 차트분석하시는 분들은 다음 차차기 어떤 가이드라인 제시할 때 '1450원이다, 1500원이다' 얘기하는데, 그건 별 의미는 없다. 다만 앞서 제가 얘기했던 것처럼 이게 우리가 경제위기로 인한, 우리 내부적인 문제로 인한 위기였다면 걱정할만 해요. 그런데 저는 일단 긍정적인 게 뭐냐. 한미일 재무장관이 한목소리를 냈다는 거. 최근에 달러 대비 원화가치, 엔화가치가 너무 과도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는 건 지금 한국과 일본 재무장관의 공동 구두개입에 이어서 한미일까지 공동 구두개입에 나설 수 있고. 환율 안정시키는 방법은 그거예요, 두 가지가 있어요. '스무드 오퍼링'이라고 해서 이처럼 구두로 '야, 지금 나는 달러 갖고 있는데, 달러 짱. 잘못하면, 니네 지금 불필요하게 달러 사재기하면 달러 풀 거야', 시그널 주는 거예요. 엄포 놓는 거예요. 먹혀요, 일단. 그런데 그게 효과는 제한적이야. 그런데 두 번째는 진짜 풀어요. 외환보유액이야. 그다음에 세 번째 더 큰 게 있어요. 그게 뭐냐. 바로 통화스와프예요. 통화스와프인데 우리는 일본하고 지난해 6월에 100억 달러 통화스와프 했어요. 통화스와프라는 것은 자국 통화 맡기고 내가 필요할 때 빌려 쓰는 거거든요. 그러면 일본에 엔화 빌리고 우리 원화 빌려주는 거냐? 아니야. 이번 통화스와프는 달러 베이스예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100억달러라고 하면 한 14조 원가량 일본 은행에서 빌려다가 쓸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런 통화스와프가 풀리면 시장에서는 '야, 이 시장은 뒤에 기축통화가 버티고 있어.' 그러면 변동성이 줄어들어요. 2008년에도 그렇게 안정돼 왔고. 그런데 다소 아쉬운 건 뭐냐. 우리가 미국과는 통화스와프 국가가 아니에요. 미국은 준긴축통화인 5개 국가만 무제한 상설 통화스와프를 갖고 있어요. 그래서 일본하고는 무제한으로 갖고 있어요. 그러니까 일본의 경우에는 일본이 사실 34년 만의 최저니까 달러 급한 건 일본이야, 우리나라보다 더. 그런데 우리나라보다 미국 달러를 쓰겠죠. 그러다 보니 이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는 말만 하더라도, 시장에 나와도 여기는 안정이 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우리 주식시장은 어떻습니까? 이것으로 인해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고 떠나는 셀코리아가 본격화될 거다, 이런 우려가 나옵니다. 아까 소장님은 또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말씀도 하셨던 것 같은데.

◆ 이인철> 맞아요. 사실은 1분기 동안 15조 원을 샀는데, 대부분 반도체주예요. 반도체주인데, 저는 과연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정말 팔고 나갈 것인가를 보면 나온다. 1분기 내내 사들였고요. 그리고 중동전쟁, 지금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했던 지난 10일 기점으로 봤더니 하루하루 삼성전자를 샀다 팔았다 반복하고 있어요. 지금 잠시 고민하고 있다는 거예요. 지금까지도 많이 사놔서 팔아도 이득이야. 팔아도 이득인데, 이 자금을 갖고 환차손 때문에 환차손, 연초에 1300원이던 게 지금 1380원이니까 한 8% 정도 원화가 평가절하된 거죠. 주식에서 8% 이상 못 먹으면 손해예요, 외국인 입장에서. 그런데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을 봤더니 영업이익이 10배 늘었네. 931% 늘었거든요. 그러면 지금까지 8만 전자 이게 아니라 10만 전자 갈 수도 있어요. 계산해 보니 20%가 넘어. '그냥 사지', 이렇게 할 수도 있다는 거예요. 그걸 고민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완전히 삼성전자를 대규모로 팔고 SK하이닉스를 팔고 나간다? 이러면 좀 불안해질 수 있다. 그런데 아직은 간보고 있다.

◇ 박재홍> 간 보고 있다. 박 실장님.

◆ 박성태> 환율이 계속 높게 된다면 수출기업들은 어쨌든 비싼 달러로 수출대금을 받게 되니까 이득이 되잖아요. 그런 건 어떻습니까?

◆ 이인철> 맞습니다.

◇ 박재홍> 왜냐하면 자기 상품도 가격경쟁력 생기니까 수출 주도기업은 굉장히 이익이 되는 거 아니냐. 환율 올라가면.

◆ 이인철> 그러니까 자동차 기업들, 일부 기업들. 정말 해외에서 경쟁하고 있는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경우에는 주가가 좀 오른 것도 있어요. 왜냐. 거기는 달러 받고 매출 많이 나고 해외기업과 경쟁했는데, 원화가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면 당연히 많이 팔리겠죠, 원가경쟁력에서. 거기에다 달러를 갖고 오게 되면 더 많은 돈이니까 환차 이익까지 볼 수 있어서 좋은 건 맞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주로 어떠냐. 우리나라는 주로 원자재. 원유라든가 철강이라든가 각종 원자재를 수입해다가 국내에서 조립 가공하고 완제품을 팔아야 된단 말이에요. 그런 경우에는 달러 갖고 사와야 돼요. 수입물가가 올라요. 그러니까 부정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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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홍> 수입물가가 있군요.

◆ 이인철> 맞습니다. 개인도 마찬가지예요. 원화가치 떨어지면 해외여행 갈 때 돈 더 내야 되고요. 그다음에 자녀 유학 갔으면 유학비용 더 들어가요. 역으로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한국 오면 '돈 쓸 맛 나네.' 일본은 엔화 가치 떨어져서 다 일본으로 갔잖아요.

◇ 박재홍> 제주 가기보다 일본 가고.

◆ 이인철> 맞습니다. 그런 식으로 개인도 마찬가지로 희비가 엇갈리지만 이게 문제는 뭐냐. 이게 중장기적으로 원화가치가 떨어졌다는 건 경제하고 무관하지 않습니다. 우리 경제 체력이 그만큼 약화됐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보면 수입물가에 굉장히 크게 영향을 미쳐요. 특히 국제유가. 국제유가는 미치는 파급효과가 엄청납니다. 농수산물보다도 국제유가는 기본적으로 전기, 가스와 같은 제조업의 원가경쟁력을 낮춰버리거든요. 유가가, 환율이 10%씩 올랐다, 기업들이 앉아서 원가가 3~4% 이상 더 올라가버려요. 그러면 그 원가를 기업들은 3~4%만 올리느냐. 그게 아니에요. 왜냐. 거기다 환율도 환차익 생각해야 되죠. 거기다 인건비 생각해야죠, 부대비용 생각해서 두 자릿수예요. 그러니까 지금 올라가는 거 보면 다 두 자릿수예요. 치킨 뭐 피자 그다음에 코코아 이런 것들, 설탕. 30~40%, 50%. 하물며 조미김 50% 넘게 올랐거든요.

◆ 진수희> 맞아요. 김 되게 올랐다고 그러더라고요.

◇ 박재홍> 장관님, 김에 민감하시군요.

◆ 이인철> 조미김 그렇게 20~30%씩 올랐어요. 총선까지는 그나마 정말로 공공요금은 묶어놨고 일반 가공식품은 정부 눈치 보느라고 못 올렸거든요. 그런데 이걸 감내하지 못하고 원자재 충분히 갖고 있던 재고가 다 소진되면 새로 사오는 건 비싸게 사오기 때문에 그게 가공식품에 차츰차츰 반영되기 시작했어요.

◇ 박재홍> 그래서 우리 정부의 대응을 좀 판단해야 될 것 같은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시장 기초에 용인될 수 있는 수준에서 약간 벗어났다.' 이거 참 애매한 말인데. 이거 어떻게 해석해야 되는 거예요. 괜찮다는 메시지인 것 같기도 하고.

◆ 이인철> 그러니까 든든하게, 과거처럼 우리가 달러 없어서 쫓기진 않으니 우리 시장에서 이제 투기세력을 교란시키지 말라는 거거든요. 그다음에 이렇게 안정을 해줘야지만 외국인 입장에서도 변동성이 좀 줄어들게 되면 한국에 대한 투자를 늘릴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심리적 효과가 있는 거예요. 실질적으로 한국은행은 아마 이걸 스무드 오퍼레이팅 다음 단계. 그러니까 외환보유고를 갖고 직접적으로 달러를 풀 거예요. 풀고 있습니다. 이건 나중에 결과적으로 보이는 거지 '오늘 달러 풉니다'라고 얘기 안 해요. 그러니까 달러를 풀고 있고. 그것도 안 된다고 하면 '우리 지금 마이너스통장 일본 거 꺼내 쓰고 있다', 이걸 바로 내놓거든요. 그렇게 되면 환율은 저는 막 과거처럼 올라가서 우리가 흔들리는 그런 식으로 가진 않을 거라고 보고요. 다만 걱정되는 건 아까 얘기했지만 물가거든요. 수입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서 지금 이렇게 되면 미국도 걱정이지만 금리 내리지 못하죠, 고물가 계속되죠. 지금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4월 되면, 중동 이전만 하더라도 '4월 되면 물가 2% 내려올 거야.' 그리고 연말 가면 물가, 한은과 정부가 한 2.6% 예상하고 있었는데, 지금 고유가 지속되고 고환율 지속되면 유가 2% 맞추기 쉽지 않아요. 아마 한 증권사에서는 8월까지도 3%대 물가를 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거든요.

◇ 박재홍> 시장에 안 좋은 신호가 굉장히 많네요, 지금 우리 경제는 그러면.

◆ 이인철> 지금 불안 불안해요.

◆ 박성태> 또 이스라엘이 이상한 거 해서 기름값도 오르고. 국제유가도 오르는데 환율도 올라서 우리는 훨씬 더 비싼 값에 사오고.

◆ 이인철> 또 하나 말씀드리면. 물가지수, 여야 다 내놨어요, 총선에서. 한 군데는 1인당 25만 원, 한 군데는 부과세 한시적으로 5% 낮추겠다고 했는데 둘 다 안 됩니다. 둘 다 시장에 돈 뿌리는 거예요. 기름 붓는 거거든요. 시중 유동성 풀리면 그게 다시 유효수요가 더 늘어나요. 그래서 물가가 더 잡기 어렵습니다. 이건 대책이 아닙니다. 여야 잘못하고 있어요, 둘 다.

◇ 박재홍> 한 2분 30초 남았는데요. 부동산 PF 문제 막 얘기 나오고. 오늘 뉴스 나온 게 태영건설 윤세영 회장이 물러나겠다. 회장 포함해서 임원 22명 감축하겠다. 뭐 급여도 줄이겠다고 하면서 PF 문제 상징적으로 SBS, 태영 얘기도 나오고. 어떻습니까, 지금 부동산 PF 대출 연체 문제 심각하다고 하는데.

◆ 이인철> 대출이자가 얼마인지 아세요? 10%, 두 자릿수가 넘었어요. 그런데 땅 사기에서 났던 브리지론. 땅은 받아놨는데, 매달 조 이상 받아들였던 돈들에 10% 이자를 매달 물어야 돼요.

◇ 박재홍> 땅만 사놓고 짓지 못하고.

◆ 이인철> 짓지 못하고 막혀 있으니까. 하물며 강남의 로열부지도 저기 못 들어가겠어. 은행들 다 손들고 있단 말이에요. ◇ 박재홍> 유가 올라서 건설 기본 값이 올라갔기 때문에.

◆ 이인철> 원자재 가격 30% 올랐고요. 그러다 보니 분양가가 엄청나게 오르다 보니 둔촌 주공사태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곳곳의 사업장에서 지금 '못하겠다. 야, 기존에 했던 것들 2~3년 사이 지금 원가가 너무 많이 올라서 빨리 공사를 증액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금 두 손 들고 있는 데가 너무 많아요.

◇ 박재홍> 시공사도 문제고. 시행사도 문제고 수분양도 문제고. 어떻게 풀어야 됩니까?

◆ 이인철> 이게 지금 중국도 우리랑 비슷해요. 중국은 더 심각하고요. 우리는 거기까지 가지는 않았어요.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리츠를 동원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몇 주 안에 펀드도 조성하고 기금도 조성하고 있긴 해요. 그런데 제 생각은 그거예요. 일단은 굉장히 큰 고통이 필요합니다. 그냥 대마불사라고 해서 무조건 도와주는 게 아니라 옥석 가리기 해야 된다. 그래서 이게 정말로 부지 사놨던 곳에 계속 오랫동안 잠겨 있으면 안 되잖아요. 헐값에 내놔라. 그래야지 분양가가 낮아지거든요. 손해 보고 내놔야 되는데 손해 안 보려고 하니까.

◇ 박재홍> 전문가들 그 말씀 많이 하시더라고요. 손해 보고 내놓아라.

◆ 이인철> 탐욕을 줄여야 되는데, '그래, 언젠가 도와주겠지. 이거 놔두겠어', 이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러면 말씀하신 대로 정부가 확실한 시그널을 줘야겠네요. 시장논리라고 옛날같이 대마 무조건 정부가 돈 넣어서 살려준다 이런 식으로 가지는 않는다는.

◆ 이인철> 그렇습니다. 그래야지 분양가가 낮아져요. 결국 궁극적으로 옥석 가리기를 하고 해야지 무조건 이제 16대 시공능력 회사라고 해서 살려주고. 그다음에 100대 회사라 해서 살려주고 미치는 파장 생각하고, 이것저것 생각하면 못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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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홍> 그런 맥락으로 그렇게 시장 논리로 해야지 결국 부동산값도 잡힐 것이고 분양가도 내려간다.

◆ 이인철> 부동산값이 잡히는 게 아니라 일단 분양가가 너무 많이 높아졌어요. 지금 하고 있던 것들에 사업비를 증액해 달라는 이유가 레미콘 올랐죠, 인건비 올랐죠. 이런 것들 때문이기 때문에 이걸 좀 낮춰줘야 된다는 겁니다. 하나 풀리는 거예요, 10개 중에.

◇ 박재홍> 경제 상황 앞으로 좀 주의 깊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신 분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소장님.

◆ 이인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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