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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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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女, 미혼보다 일할 확률 최대 17%p↓…"결혼·양육이 취업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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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해 대전시에서 열린 ‘2023 여성 취업·창업 박람회’. [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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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양육’이라는 벽이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를 여전히 가로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미혼 여성보다 최대 17%포인트 낮았다. 또 기혼 여성은 자녀 연령이 낮을수록 노동 시장에서 멀어졌다.

21일 한국노동연구원의 ‘기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경력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22년 노동 패널을 분석한 결과, 기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률은 미혼 여성 대비 최소 12.5%포인트에서 최대 17.1%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고용률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역대 최고치(54.1%)를 기록했지만, 사실상 미혼 여성이 이끈 성과인 셈이다.

특히 기혼여성은 자녀가 있다면 일 할 확률은 더욱 낮아졌다. 만 3세 이하 자녀가 있는 여성은 노동시장 참여 확률이 최소 18.7%포인트에서 최대 28.5%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만 6세 이하는 16.0~24.1%포인트, 만 8세 이하는 13.2~16.3%포인트, 만 12세 이하는 8.0~10.6%포인트 등으로 집계됐다. 자녀가 어릴수록 엄마의 고용률은 낮아졌다.

자녀 유무는 직장인 여성이 ‘임원급 이상 승진’ 등 높은 커리어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연구원이 동일한 근무 조건의 여성 관리자를 비교 분석한 결과, 자녀가 있는 여성 관리자는 커리어 목표를 높게 설정할 확률이 무자녀 여성보다 6.7%포인트 낮았다.

하지만 유연 근무를 쓰기 편한 직장에선 결과치가 달라졌다. 유자녀 여성 관리자가 높은 커리어 목표를 높게 설정할 확률은 무자녀 여성과 동일하거나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 자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목표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환경인지 아닌지에 따라 목표 설정이 달라진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흥미로운 점은 여성 출산·경력 단절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민 인구도 결국 저출산 흐름에 합류할 수 있다는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동안 정부가 한국의 고질적인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외국인 이민 정책을 고려할 땐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이미 자연 감소가 시작된 내국인과 달리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은 2035년까지 꾸준하게 증가하다 이후 자연 감소로 바뀐다.

상당수 전문가도 유연 근무제 활성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차출퇴근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기업에 대해 보조금 지급뿐만 아니라 세제 혜택 등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현행 제도는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지원되는데, 중소기업 등 유연근무제 정착이 어려운 규모·업종을 중심으로 집중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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