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올림픽 기간 임대 이익 얻으려던 파리 시민들, 예약자 없어 ‘발 동동’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24 파리 올림픽이 100일도 안 남은 가운데, 올림픽 기간 아파트를 임대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파리 시민들의 계획이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올림픽 특수를 노리고 본인의 집을 세 주려고 내놓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가격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인데, 정작 집 주인들은 평소보다 높은 임대 가격을 고집하고 있어 거래가 체결이 안 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비즈

에어비앤비와 올림픽 로고. /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00년 만에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은 오는 7월 26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프랑스에서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1900년, 1924년에 이어 100년 만이자 이번이 세 번째다. 파리 관광청은 올림픽 기간 1500만 명이 파리에 방문할 것이라며 이 기간 파리 시민들은 도시를 떠날 계획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8월은 프랑스인들에게 휴가 기간이기도 해서 자신의 집을 에어비앤비를 통해 임대로 주고 이익을 얻으려는 것이다.

그러나 파리 시민들의 장밋빛 계획에 최근 먹구름이 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월 휴가 기간 관광객들에게 높은 가격으로 집을 임대하려던 파리 시민들의 계획은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면서 무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데이터 분석 회사 에어디엔에이(AirDNA)에 따르면 파리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에어비앤비 가운데 올림픽 기간 예약된 숙소는 3분의 1에 그쳤다. 70% 가까운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아직 예약자를 구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르몽드는 “한 번도 에어비앤비에 자신의 집을 올려본 적이 없는 많은 파리 사람이 올림픽 특수를 누리고 싶어 한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르몽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파리에 등록된 에어비앤비 숙소는 1년 전인 2022년보다 3배 이상 증가한 7만 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부터 파리 지역에는 매달 3000개의 숙소가 에어비앤비에 신규 등록을 하고 있어 등록된 숙소는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파리 10구에 사는 은행원 스테파니는 FT에 “지난 1년 반 동안 스튜디오를 에어비앤비에 임대해 왔는데 보통은 예약이 빨리 찬다”면서 “그러나 한 달 전쯤 열어둔 7~8월 숙소는 아직 예약이 없다”라고 말했다.

평소보다 높은 가격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스테파니는 평소 본인의 스튜디오는 1박에 150유로(약 22만원)에 내놓지만, 올림픽 기간에는 250유로(약 37만원)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어디엔에이에 따르면 파리 지역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원하는 평균 가격이 594유로(약 87만원)인 반면, 이미 예약된 숙박 시설의 1박 평균 요금은 323유로(약 48만원)다. 시장에서 체결된 가격보다 두 배 가까운 금액을 호스트가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호텔들도 잇따라 가격을 인하하며 공급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리카온의 공동 설립자 스테파니 다우밀라르는 “에어비앤비나 부킹닷컴을 포함한 플랫폼 전체에 공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면서 “플랫폼들을 통틀어 현재 예약할 수 있는 숙소는 1만5000개에 달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점점 합리적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예산이 많았던 관광객들은 지난해 11~12월 숙박 시설 가격이 매우 높았을 때 이미 예약을 해놨지만, 다른 사람들은 3개월 동안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봤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 예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효선 기자(hyosun@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