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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與, 돌고 돌아 '전대용 비대위'…'당심 100%' 고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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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비대위원장 제가 추천, 전당대회 빨리하자는 의견 다수"

낙선자들 이날도 "재창당 수준 혁신 필요" 요구했지만, 끝내 외면

권한 없는 관리형 비대위, 중량급 인사 대신 무난한 인사 기용될 듯

당심 100% 룰 운명은? "여론 거스르기 힘들다는 점 유념해야"

노컷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과 당선인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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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은 낙선자들의 성토에도 불구하고 전면적 쇄신 대신 내부 혼란을 수습하는 데 방점을 둔 '안정'을 택했다.

당선인들 다수가 차기 당대표를 빠르게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 준비용 '실무형 비대위'를 원했기 때문인데, 비대위원장도 소신·주관이 뚜렷한 중량급 인사보다는 당내 다수의 의견을 수용해 전당대회 준비에 집중할 수 있는 무난한 인사가 맡게 될 전망이다.

비대위의 권한과 역할이 제한되고, 전당대회를 신속히 치르기로 하면서, 당대표를 당원투표 100%로 뽑는 현 규정도 바뀌기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윤재옥 "5월 3일 전에 비대위원장 추천" 빠른 전대용 비대위 시동

노컷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과 당선인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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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22일 두번째 당선자 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5월 3일 더불어민주당이 원내대표를 새로 선출한다고 한다. 우리도 같은 날 오후에 선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전에 비대위원장 임명과 관련해서는 제가 추천해서 필요한 절차를 완료하는 것으로 의원들이 의견을 모아줬다"고 덧붙였다.

다만 윤 권한대행은 총선 패배 책임론을 의식한 듯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지는 않기로 했고, 또 비대위원장을 홀로 추천하지도 않기로 했다. 비대위원장 인선은 23일 중진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해 결정할 방침이다.

당초 차기 원내대표를 뽑은 뒤, 그가 비대위원장을 지목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이날 당선인들 다수는 전당대회를 빠르게 치러야 하기 때문에 윤 권한대행이 직접 비대위원장을 지명하라고 요청했다. 비대위 성격이나 인선을 두고 잡음이 길어지는 것보다 정당성을 갖춘 지도부를 신속히 출범시키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한 총회 참석자는 "비대위원장보다는 당원들에 의해 선출된 당 대표가 권한을 가지고 혁신이든 쇄신이든 시동을 거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비대위 자체도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실무형에 불과하므로 인선과 출범을 질질 끌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윤 권한대행도 "당선자들의 다수 의견은 전당대회를 빨리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라며 "(이번 비대위가) 전당대회를 빨리 하는 데 필요한 비대위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낙선자 쇄신 요청 외면…"권한 없는 비대위, 전대 룰 개정 소극적일 것"



앞서 국민의힘의 총선 낙선자들은 지난 19일 원외 조직위원장 모임 때, 참패 원인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민심에 다가가기 위한 향후 전략을 보여줄 '혁신형 비대위'를 출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도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통렬한 성찰과 쇄신이 없다면 미래가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요청한다"며 "당 지도 체제를 혁신 비대위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낙선자들의 아우성은 외면받았고, 국민의힘은 돌고 돌아 지난 16일 첫 당선인 총회 때 나온 다수의 뜻과 같은 '실무형 비대위'로 향하게 됐다.

한 낙선자는 "총회에서 당선자들이 '새롭게 거듭나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90도 인사를 하던데, 전혀 새로워질 기미가 없는 결론"이라며 "민심은 당선자들이 처절하게 반성하면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신호를 기대하고 있는데, 적당히 봉합하는 식으로 시간을 보내면 어떻게 비춰지겠나"라고 말했다.

동시에 비대위의 권한이 제한되고, 전당대회 속도전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서 '당심 100%'로 당대표를 선출하는 현재 규정도 개정되기 힘들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비대위원장은 권한도 없는데, 괜히 전당대회 룰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본전도 못 찾을 수 있다"며 "어떤 인사가 선뜻 비대위원장을 하겠다고 나설 지 의문이고, 비대위원장이 돼도 규칙 개정에 적극 나설 동기가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대표 선출에 최소한 민심을 30%는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만큼, 전당대회 준비용 비대위라고 할지라도 논의 테이블에는 올려야 한다고 본다"며 "더 이상 여론을 거스르기는 힘들다는 점을 유념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당선자 총회에서 차기 비대위 체제와 별개로 '총선 백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서울 마포갑에서 당선된 조정훈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정했다. 조 의원은 위원 구성과 TF 운영 등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할 백서 집필에 전권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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