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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독일·영국서 중국 스파이 혐의 적발…중국 국가안전부가 돈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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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주재 중국 대사관 건물 앞에 중국 국기가 걸려 있다. 독일 검찰은 이날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기술 관련 정보를 중국을 위해 수집한 독일인 3명을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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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영국에서 각종 정보를 중국 측에 빼돌린 이들이 잇따라 적발돼 유럽에서 ‘중국 스파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가디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정보기관을 대신해 민감한 해군 데이터를 수집하고 고출력 레이저를 획득한 혐의로 독일 국적자 3명이 이날 체포됐다.

독일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국가안전부(MSS)의 위장회사를 위해 일하며 독일 대학에 해군 선박에 사용되는 동력 모터 등 특정 기계 부품 상황을 조사하는 연구를 의뢰했다. 또 고출력 양용 레이저를 구입한 뒤 허가 없이 중국에 수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체포 당시에도 중국 해군에 도움이 될 새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한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측에서 자금을 지원 받았고, 세 사람 모두 국가안전부에 채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2명은 부부이고, 다른 한 명은 중국 여성과 결혼하고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이들 부부의 연락책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 정보기관인 연방헌법보호청의 토마스 할덴방 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이 스파이 조직이 독일에서 활동하는 유사한 조직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군사 물자나 그 생산에 필요한 기술 또는 관련 지식을 무단으로 이전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러한 사건은 이란, 북한, 러시아, 중국과 가장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엔 중국 해커들이 2010년부터 4년에 걸쳐 독일 기업 폭스바겐으로부터 약 1만9000개의 민감한 문서를 훔친 것도 드러났다.

NYT는 “이날 체포는 독일 정부로서는 난처한 시기에 이뤄졌다”며 “올라프 숄츠 총리는 무역 협정 체결 등을 위해 3일간 중국을 방문했지만, 독일은 중국이 가하는 위협을 경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베를린 주재 중국 대사관은 “독일이 중국 이미지를 조작하고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간첩 혐의를 이용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냈다.

중앙일보

22일 독일 연방법원(BGH) 외관. 법무장관실은 이날 2022년 6월 이전부터 중국 비밀기관을 위해 일해온 혐의로 3명이 체포됐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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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영국 검찰도 적에게 유용할 수 있는 정보를 중국과 공유해 공무비밀법을 위반한 혐의로 전직 의회 연구관 크리스토퍼 캐시와 크리스토퍼 베리 등 2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더 타임즈 등에 따르면 캐시는 집권 보수당과 연계된 인물로, 얼리샤 컨스 하원 외교특별위원회 위원장의 연구관으로 일하고 톰 투겐하트 내무부 안보담당 부장관이 과거 공동 설립한 중국 연구 그룹에서 일한 적이 있다. 캐시와 베리는 각각 과거 중국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베리는 아내가 중국인이다.

그러나 영국 주재 중국 대사관은 “중국이 영국 정보를 훔쳤다는 주장은 완전히 조작된 것이고 스스로 연출한 정치적 희극”이라고 반박했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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