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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하이브 방시혁 vs 어도어 민희진 ‘충돌’…7500억 증발 [오늘, 이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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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릿, 뉴진스 모방 논란에 하이브 주가 ‘뚝’
어도어, 하이브 지분율 80%·민희진 대표 18%
증권가 “하이브 실적 영향은 제한적”


매경이코노미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 경영권 분쟁 이슈가 하이브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의장, 민희진 어도어 대표.(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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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 경영권 분쟁 이슈로 하이브 주식이 급락했다. 시가총액 7500억원이 순식간에 사라지며 개인 투자자들은 당혹스런 모습이다.

23일 코스피 시장에서 하이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500원(-1.18%) 내린 21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22일에는 전일 대비 1만8000원(-7.81%) 떨어진 21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22일) 오전까지만 해도 주가는 23만8500원까지 올랐으나,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주가가 순식간에 떨어졌다. 장중 하이브는 20만60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날 종가 기준 하이브 시가총액은 8조8511억원으로 하루 만에 전 거래일 대비 시총이 7497억원 줄었다.

어도어는 민희진 대표가 2021년 설립한 하이브 산하 레이블로 하이브 지분율이 80%에 달한다. 나머지 20% 중 민 대표가 어도어 주식 18%(57만 3160주)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분기 하이브는 100% 보유 중이던 어도어 지분을 80%로 줄였다. 민 대표는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어도어 지분 18%를 매입하며 하이브에 이어 어도어 2대 주주가 됐다. 나머지 지분 2%(7만840주)는 어도어의 다른 임원이 보유 중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이날 민 대표와 임원 A씨 등에 대한 감사권을 발동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 등 경영진이 하이브로부터 독립하려 한다고 판단해 증거 수집에 나섰다. 하이브 감사팀 소속 인력은 어도어 경영진 업무 구역을 찾아 회사 전산 자산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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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뉴진스.(어도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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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가 이룬 문화적 성과, 하이브에 의해 가장 심각하게 침해”
지난 22일 어도어는 공식 입장을 내고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를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나라 음악 산업과 문화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다”고 했다. 어도어는 하이브의 경영 방침인 ‘멀티 레이블 체제’와 관련해 레이블 독립성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도어와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가 이룬 문화적 성과가 아이러니하게도 하이브에 의해 가장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고 밝혔다.

어도어는 최근 뉴진스의 브랜드 가치 침해와 관련 하이브에 입장 표명을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다. 하지만 하이브와 빌리프랩이 구체적인 답변을 미루다 이날 민 대표 직무를 정지하고 해임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통보했다는 것이 어도어의 설명이다. 어도어는 “하이브·빌리프랩에 이번 카피 사태 등에 대해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했으나 하이브·빌리프랩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을 하기에 급급했으며, 구체적인 답변은 미루며 시간을 끌고 있었다”고 전했다.

어도어는 “동시에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는 등 어이없는 내용의 언론 플레이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의 문화적 성과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항의가 어떻게 어도어 이익을 해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인지, 어떻게 어도어 경영권을 탈취하는 행위가 될 수 있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이 지적한 아일릿은 지난 3월 하이브 레이블 빌리프랩에서 데뷔했다. 아일릿은 티저가 공개됐을 때부터 뉴진스와의 유사성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민희진 풍’, ‘민희진 류’라는 말도 등장했다. 어도어는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는 빌리프랩이라는 레이블 혼자 한 일이 아니며 하이브가 관여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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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아일릿.(빌리프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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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문제로 주주에게 손해”…증권가 “실적 영향은 제한적”
상황이 이렇자 포털사이트 하이브 종목 토론 게시판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예기치 못한 악재에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한 투자자는 “회사 내부 엉뚱한 문제로 주주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도대체 방시혁이 무슨 짓을 벌인거냐”라고 따져불었다. 반면 한 투자자는 “엔터주 특성상 기업가치 산정에 가장 중요한 인적자원에 큰 문제가 발생했다. 하이브 기업가치를 디스카운트할 수 밖에 없는 큰 문제”라고 짚었다.

지난 22일 하이브 주식이 급락하며 대부분 매도 물량을 개인 투자자들이 받아냈다. 개인이 4만746주를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만1415주, 2만8742주를 순매도했다. 23일에도 하이브 주가는 1%대 하락 마감하며 논란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다. 다만 증권가는 하이브-어두어 분쟁이 하이브 실적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종목 보고서를 내고 올해 하이브 영업이익 추정치에서 어도어 영업이익 기여도를 14%로 추산하며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도 하이브 실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어도어 측 별도 요청이 없는 이상 하이브는 뉴진스의 예정된 활동이 정상 진행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어도어 입장에서도 뉴진스의 예정된 컴백을 중단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컴백일까지 약 1달밖에 남지 않은 만큼 활동 중단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뉴진스는 어도어와 전속계약을 체결했으며 하이브가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이상 뉴진스는 계속해서 하이브 지적재산(IP)에 해당한다”며 “뉴진스는 데뷔 이후 2년간의 활동을 통해 이미 견고한 팬덤을 형성했다. 이들은 (민희진) 프로듀서 팬이 아닌 뉴진스 팬임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이브와 어도어 양측 모두 뉴진스 IP 훼손을 원치 않기 때문에 5∼6월 발매 예정인 음반활동이 영향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번 어도어 감사 이슈로 인해 당분간 하이브 주가는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뉴진스 전속계약권은 하이브에 귀속돼 있다. 예정된 일정을 포함한 향후 활동이 정상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하이브 리포트를 낸 증권사들은 모두 투자의견 ‘매수’와 기존 목표주가(NH투자증권 31만원, 한국투자증권 31만5000원, 이베스트투자증권 31만원)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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