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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백골화된 망자에게 2년간 생계급여…제주시 직원들이 찾지 못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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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하반기 모텔방서 사망 추정… 공적 급여는 최근까지 지급

폐업한 모텔방 화장실에서 70대 기초생활수급자가 백골 시신으로 발견된 가운데 제주시가 망자에게 2년 동안 생계비와 기초연금을 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제주시에 따르면 지난 15일 모텔 관리자가 백골 상태로 발견한 김모(70)씨가 사망한 2021년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약 2년 동안 생계급여 37만원과 기초연금 33만원 등 매달 70만원을 입금했다.

세계일보

제주시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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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는 상·하반기 2차례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현장·면담 조사를 통해 공적급여 지급 여부를 결정한다.

그동안 제주시 본청 담당자와 용담1동주민센터 맞춤형복지팀 직원들이 연락이 끊긴 김씨를 찾기 위해 여러 차례 폐업한 모텔을 찾았지만 김씨가 화장실 구석에서 사망하면서 2년 가까이 시신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제주시는 망자인 김씨의 계좌로 최근까지 2년 동안 매달 70만원을 입금, 통장에는 1000만원이 넘는 돈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의 통장에 있는 돈을 타 지방에 있는 형제 또는 제3자가 인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가정을 꾸리지 않은 김씨의 본적은 전북으로 과거 제주에 오기 전 부산 등에서 거주했으며, 거처가 일정하지 않아 주민등록은 여러 차례 말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시와 주민센터 담당 공무원들은 연락이 끊긴 김씨를 찾기 위해 수차례 폐업한 모텔을 방문, 객실은 확인했지만, 설마 모텔방 화장실 구석에 김씨가 2년 전 홀로 숨져 있었을 것이라고는 판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모텔 관리자가 이곳에서 새로운 사업을 하기 위해 청소를 하던 중 화장실 구석에서 두개골을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한편 제주시는 기초생활수급자 중 1인 가구를 대상으로 각 가정을 현장 방문해 거주실태를 확인한다.

특히 홀로 거주하는 중증 장애인이나 질환을 앓고 있는 세대를 중점 관리 대상으로 점검하고 안부 확인, 생활 실태 점검 등을 지속해 벌일 방침이다.

제주시내 생계·의료·주거급여 기초생활수급 1만3613가구 가운데 81.4%(1만1077가구)가 1인 가구다. 남자 5076가구, 여자 6001가구다. 총 세대수 22만4793가구 대비 4.9%를 차지한다.

제주도 전체 기초생활수급 1만9158가구 가운데 81.3%(1만5577가구)가 1인 가구다.

제주시 기초생활수급자 중 1인 가구는 2020년 77.9%, 2022년 79.9%, 올해 81.4%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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