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조국혁신당 “정진석은 盧 사자명예훼손 항소심 중인데”…대통령 비서실장 자격 비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국혁신당, 정진석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 임명에 “사자명예훼손으로 실형 선고받은 사람”

세계일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운데)가 23일 광주광역시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광주=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한 윤석열 대통령의 결정에 조국혁신당이 23일 강하게 날을 세우고 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정 의원의 대일(對日) 외교 능력을 문제 삼는 당 차원 논평이 전날 나왔고, 법무부 감찰담당관 출신 박은정 비례대표 당선인도 라디오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정 의원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항소심이 진행 중인 점을 들어 비서실장 자격을 문제 삼았다.

4·10 총선을 앞두고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나와 당선된 박 당선인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고(故)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막말로 사자명예훼손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이라며 정 의원을 겨냥했다.

박 당선인은 ‘어제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을 새로 임명했는데, 이 인사를 어떻게 평가하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윤석열 대통령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고 우선 답했다. 이어 정 의원이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점 등을 들어 “국민들께서 윤석열 대통령이 달라졌구나를 느낄 수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영수회담을 앞두고 열릴 예정이던 실무회담 취소 소식에는 “(앞으로) 윤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하지 않나(본다)”라며 “두 분이 자주 만나는 것은 있어야 하지만, 영수회담 자체가 국민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이뤄지기 힘들지 않나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이 대목에서 “정진석 실장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막말로 사자명예훼손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이라며 “이런 사람을 협치 소통의 대상이라면서 내세운 것이 매우 놀랍다”고 박 당선인은 날을 세웠다.

세계일보

지난 22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정 의원은 2017년 9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노 대통령 부인 권양숙씨와 아들이 박연차씨로부터 수백만불 금품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씨는 가출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라고 적어 유족에게 고소당했다.

정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사망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 때문이라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같은 해 주장을 비판하면서 이처럼 말했다.

검찰은 고소 5년 만인 2022년 9월 정 의원을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했으나 법원이 사건을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정 의원에게 검찰 구형보다 무거운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일부에서는 학생 시절과 법관 임용 후 정치 성향을 엿볼 수 있는 글을 박 판사가 온라인에 게재해 법원행정처에서 ‘엄중 주의’ 처분 받았던 사실을 들어 그의 정치 성향이 판결에 영향 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정 의원의 변호인은 올해 1월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3부(이훈재 양지정 이태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사자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원심의 형량이 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변호인은 ‘1심이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나 싶다’며 강조했고, 검찰은 1심에서의 구형량인 벌금 500만원과 같은 형량을 2심에서도 유지한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박 당선인이 정 의원의 대통령 비서실장 자격과 더불어 그를 비서실장에 임명한 윤 대통령도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

박은정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인.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같은 당의 강미정 대변인도 지난 22일 논평에서 “윤 대통령 주변에 인재가 없기는 없나 보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일본과의 관계를 정상화했다고 자화자찬하지만 국민들의 생각은 다르다”며 “다 퍼주기만 하고, 무엇하나 얻은 게 없다고 평가한다”고 쏘아붙였다. 외교는 51대49의 예술이라지만 한일전은 ‘0대100’인 일방적인 관계가 형성됐다면서다.

강 대변인은 “정 실장님이 과거 한일 관계에 대해 했던 발언을 곱씹어보시기를 바란다”며 “잘못된 것이 있으면 이제라도 바로잡고 사과하시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부디 윤 대통령을 잘 보필하시기를 바란다”고 썼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던 2022년 정 의원의 SNS에 올라온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다’거나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 등 글 등을 끌어온 것으로 읽힌다.

당시 정 의원은 한미일 동해 합동 훈련 관련 ‘일본군의 한반도 진주, 욱일기가 다시 한반도에 걸리는 날이 생길 수 있다’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발언을 받아치는 과정에서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라며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의 글에 전국민중행동 등 단체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고, 유승민 전 의원 등 당내 ‘비윤(비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비판이 거세졌다.

그러자 정 의원은 “전쟁 한 번 못 하고, 힘도 못 써보고 나라를 빼앗겼다는 얘기”라며 “조선이라는 국가공동체가 중병에 들었고 힘이 없어 망국의 설움을 맛본 것”이라는 말로 자신을 겨냥한 ‘친일 프레임’과 비판에 강하게 반발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