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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유통家] “美서 없어서 못 먹는다는 삼양 ‘까르보불닭볶음면’”…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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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 틱톡에 올라온 33초짜리 영상에는 한 어린 소녀가 생일파티에서 선물을 받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선물이 대체 무엇이길래 눈물까지 흘리는 걸까. 강아지? 디즈니랜드 입장권? 아니다. 정답은 핑크빛 봉지의 ‘까르보불닭볶음면’이다. 해당 영상은 5770만회 조회수를 기록했고, 댓글은 4만3000여개가 달렸다.

# 인기 미국 래퍼 카디비는 지난달 틱톡에 ‘까르보불닭볶음면’을 찾기 위해 30분을 운전해 까르보불닭 제품을 구하고, 이를 직접 요리해 먹는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됐다. 불닭볶음면 영상을 자주 봤다는 그는 까르보불닭볶음면에 매운 소스는 절반만 넣는 대신 치즈와 우유를 넣고 조리해 맛보며 “재미있는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삼양식품의 ‘까르보불닭볶음면’이 미국서 소위 말해 대박을 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식료품점 뿐만 아니라 아마존, 월마트, 카스-세이프웨이 등 미국의 주요 소매점에서도 판매되고 있지만 인터넷에는 찾기 힘든 라면에 대한 소문이 가득하다.

이같은 품귀현상을 겪고 있는 데에는 인스턴트 라면의 특유의 간편함과 함께 고급스러운 맛, 다양한 레시피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불닭 까르보나라라면을 손에 넣는 행운을 빌어요!(Good Luck Getting Your Hands on Buldak Carbonara Ramen)’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삼양식품의 ‘까르보불닭볶음면’ 인기를 집중 조명했다.

기사에 따르면, 까르보불닭볶음면은 인기 있는 요리인 스파게티 까르보나라를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다양한 옵션을 추가해 요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는 “불닭은 뜨거운 불맛을 내는 일종의 바비큐 치킨 요리를 말한다”며 “여기에 잘게 썬 쪽파, 구운 참깨, 반숙 계란, 잘게 썬 치즈 한 줌이나 우유를 추가하며 더욱 고급스러운 맛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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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 다양한 스핀오프 버전으로 까르보불닭볶음면을 즐길 수 있는 한편 틱톡 등 소셜미디어 영상을 통해 요리의 냄새와 맛을 느낄 수 있어 더욱 갈망하게 만들고 직접 재현하고 싶게 만든다는 것이 뉴욕타임스의 분석이다.

실제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시리즈 인기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12년 처음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치즈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볶음면, 짜장불닭볶음면, 미트볼스파게티불닭볶음면 등 다양한 시리즈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까르보불닭볶음면은 2017년 출시된 제품이다.

‘불닭볶음면’의 해외 수출이 본격화된 2017년엔 누적판매량 10억개를 달성하며 ‘불닭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 20억개, 2021년 30억개를 달성한 데 이어 2022년에는 40억개를 돌파했다. 2023년 누적 판매량 50억개를 넘기며 총 매출 1조2000억원 이상을 달성했다.

해외 매출 역시 2017년 수출 1억달러를 시작으로 2022년 4억달러를 달성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삼양식품의 전체 해외매출 역시 전년 대비 34% 증가한 8093억원을 기록하는 등 5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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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불닭시리즈 인기로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 대표이사 부회장도 재조명되고 있다. 불닭볶음면 아이디어를 내놓은 이가 김 부회장이기 때문이다.

고(故) 전중윤 전 삼양식품 명예회장의 며느리인 김 부회장은 2010년 고등학생인 딸과 주말을 맞이해 서울 도심을 산책하고 있던 중 매운 볶음밥 집에 손님들이 줄을 길게 선 것을 보고 불닭볶음면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김 부회장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때 파산 선언을 한 회사에 창업주인 시아버지 권유로 입사한 이력을 갖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 1월 월스트리트저널과(WSJ)와의 인터뷰에서 “불 같은 맛으로 유명한 서울의 한 볶음밥 식당에서 영감을 발견했다”며 “매운 트렌드가 계속되고 매운 맛의 새로운 변종의 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삼양식품 개발팀과 몇 달 동안 연구한 끝에 고유의 불닭 맛을 개발했는데, 당시 개발을 위해 사용된 닭만 1200마리, 소스는 2톤에 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불닭볶음면의 스코빌 지수(캡사이신의 농도를 계량화해 매움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지수)는 4404에 달한다.

한편 불닭볶음면의 세계적인 인기에 삼양식품의 주가도 연일 오름세다. 지난 22일 삼양식품 종가는 전일 대비 8.12% 오른 29만3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23일 오후 3시30분 기준으로는 전일 대비 3.24% 하락한 28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8월 설립 이후 2022년 2월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한 미국 법인의 경우 안정적인 유통 체계가 잡혀가는 중”이라며 “지난해 입점이 완료된 월마트와 코스트코의 경우 초도 물량에 대한 긍정적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가 매장 입점 및 라면·스낵 소스 제품군의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6월 밀양 제2공장 완공 후 또 한 번의 퀀텀 점프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건설 중인 밀양2공장은 연면적 3만4576㎡에 지상 3층·지하 1층 규모로, 총 5개의 라면 생산라인이 들어설 예정이다. 완공 시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은 기존 18억개에서 약 24억개로 증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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