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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러시아 경제력, 18개월 더 버티지만…‘트릴레마’ 빠진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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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비 지출, 생활 수준 유지, 경제 안정화 등
모순되는 정책 목표에 부담 가중
군사비 지출 사상 최대
인플레 압박에 기준금리 16%까지 올려
러, 중국과 무역서 달러 사용 거의 중단


이투데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모스크바/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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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후 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 경제가 앞으로 1년 넘게 버티더라도 결국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22일(현지시간) 경제 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은 보고서에서 “서방 제재에도 역설적으로 러시아 경제가 안정을 찾았다”며 “그러나 힘들게 얻은 안정은 영원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늘어나는 불균형과 사회적 문제들로 인해 러시아 경제는 18개월 안에 붕괴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단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릴레마(3중 딜레마)’ 정책을 다루고 있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이는 러시아 군대에 대한 자금 지원과 시민 생활 수준 유지, 경제 안정화 등을 의미한다. 재단은 이 세 가지를 함께 달성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안 징후는 이미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우선 러시아는 올해 사상 최대 군사비를 지출할 계획이다.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 연구원은 “러시아의 군사비 지출은 비생산적이고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는 만큼 국가 경제 성장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해 러시아 군사비가 정부 총지출의 16%에 달했는데, 이는 구소련 해제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생활 여건도 악화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치솟자 기준금리를 무려 연 16%까지 인상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낮아져도 경제가 위축되면서 노동자들의 소득이 잠식될 위험이 있다고 카네기 재단은 지적했다. 또 소득 감소는 대출금 상환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부채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프로코펜코 연구원은 “정치적 명령에 종속된 경제에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인센티브가 거의 없다”며 “이는 머지않아 러시아 시민들의 생활 여건을 해칠 것이고, 크렘린궁이 직면한 정치·경제적 역풍을 가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경고에도 러시아 정부는 서방의 제재를 잘 극복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비확산 회의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상호 무역에서 달러 사용을 거의 완전히 중단했다”며 “결제대금의 90% 이상이 양국 통화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방의 끈질긴 시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중국 간 무역·경제 협력은 활발하게 진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투데이/고대영 기자 (kodae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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