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연합시론] 의대교수들 휴진 논의까지…돌파구 안보이는 의정갈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연합뉴스

돌파구 찾지 못하는 의정갈등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며 무더기 사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관계자 및 내원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4.23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의대 증원 문제를 둘러싼 의정 갈등 사태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내년도 의대 증원분의 50∼100% 범위에서 정원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절충안을 제시한 이후에도 의정 간에는 대화의 움직임조차 없다. 정부는 이번 의대 증원의 자율 조정 방안이 사실상 마지막 양보안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는 여전히 의대 증원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요구하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의정 간 소통이 갈수록 시급해지는데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으니 답답할 지경이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이날 온라인 총회를 열어 1주일에 하루, 요일을 정해 교수들이 외래 진료와 수술을 모두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충남대병원 등 일부 병원은 이미 이번 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를 휴진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전의비가 주1회 휴진을 결정할 경우 빅5로 불리는 서울 시내 대형 병원은 물론 전국 주요 병원이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 오는 25일이 되면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을 맞게 된다.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 지 두 달을 훌쩍 넘긴 상황에서 의대 교수들마저 무더기 사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진다.

일부 병원에선 환자들에게 병원을 옮길 것을 안내하는 등 사직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의료 운영 체계가 점점 더 한계 상황에 다가가는 모양새다. 환자와 가족들의 불안과 피해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 중증 의료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의료현장에 남아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일선 현장에선 응급 환자가 병원을 전전하다 숨지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의정 간 극한 대치 양상의 끝이 어디인지 현재로선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

무엇보다 이젠 의료계가 대화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는 23일 중수본 회의를 통해 의료계에 집단행동을 멈추고 조만간 발족할 예정인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참가해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의료계가 정부와의 1 대 1 대화 제안조차 거부한 채 원점 재논의만을 주장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대한의사협회 측은 의정 간 대화 거부 입장에 더해 복지부 차관의 파면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는 의정 간 대화의 길을 더욱 멀어지게 할 수 있다. 현안에 대한 견해차가 클수록 쟁점을 좁혀가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의료계는 내부 의견을 진지하게 수렴하고 의료 체계의 파국을 막을 합리적 대안을 조속히 찾아 제시하는 유연한 행보를 보여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