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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앞으로 ‘채 해병’이라 하자”던 이재명의 제안…민주 “채 상병” 조국혁신당 “채 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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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9일 ‘당원과의 만남’서 “‘채 해병 특검’으로 불러달라더라”

세계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돼 유튜브로도 생중계된 ‘당원과의 만남’에서 ‘채 상병 특검’에 대한 내용을 언급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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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을 신속하게 해주고, ‘김건희 특검’부터 ‘채 상병 특검’… 아참, ‘채 상병 특검’을 ‘채 해병 특검’으로 불러달라고 그러더라.”

앞서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진행돼 유튜브에서도 생중계된 ‘당원과의 만남’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상병이나 병장이나 이병이나 일병이나 계급이 무슨 상관이 있나(라는 이야기)”라며 이처럼 말했다. “앞으로 우리라도 ‘채 상병’이 아니라 ‘채 해병 사건’으로(하자)”라면서 이 대표는 “‘채 해병 특검’도 해야 하고, 이태원 참사 특검도 해야 하고”라고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의 제안에 옆에 있던 같은 당 박찬대 최고위원은 ‘맞습니다’라며 동의했고, 현장에서 이를 지켜보거나 각자의 유튜브 등으로 중계하던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네’ 등 고개를 끄덕이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사망 당시 계급은 일병이고 상병으로 추서됐지만, 계급보다 사건 본질을 봐야 한다는 취지에서 ‘해병’으로 부르자는 관련 단체 등의 요구가 민주당에 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표도 이에 응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였다.

민생 현안 이야기를 전하거나 지지자들 메시지에 귀 기울이는 방식의 ‘당원과의 만남’은 지난해에도 이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됐었다.

박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제안을 상기하듯 지난 2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해병대 사망 사건의 의혹을 풀기 위한 부분이니까, 채 상병으로 부르지 말고 채 해병으로 명칭 하는 게 좋겠다’는 식으로 재차 말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논평이나 모두발언에서는 ‘채 상병’이 언급된다.

한민수 대변인은 같은 날 차기 당 대표 선출 방식을 고민 중인 국민의힘을 논한 서면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 2년, 10·29 이태원 참사, 오송지하차도 참사,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부산엑스포 유치실패 등 셀 수 없는 무능과 실정에 눈감았던 국민의힘”이라며,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민심을 받들겠다면 5월 임시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과 민생입법 통과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3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은 ‘채 상병’을 입에 올렸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채수근 해병대 상병 죽음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특검법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도 “채수근 상병 관련 특검법을 저희가 계속 통과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본회의를 열기 위한 협상을 하지만, 국민의힘이 여기에 응하지 않는다”며 “채수근 상병에 대한 조사 자료를 국방부 쪽에서 회수할 당시에 대통령실 이시원 비서관이 국방부 쪽 법무관리관하고 통화를 했다는 사실이 어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이) 수사 방해 외압의 중심에 나타났다”고 날을 세웠다. 홍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을 지체 없이 받아들이는 게 변화의 시작”이라며 “대통령과 여당이 채 상병 특검법 국회 통과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이번 총선의 민의를 거스르는 것이고 나아가 더 큰 국민적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의 지적은 경찰에 넘어온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기록을 국방부 검찰단이 되찾아간 당일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과 외압 의혹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국방부 법무관리관의 통화 내역을 공수처가 확보했다던 MBC 보도와 맞닿은 것으로 풀이됐다. 최혜영 원내대변인도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채 상병 사건 외압의 윗선이 누구인지 모든 정황이 뻔히 한 곳을 가리키는데, 대통령은 언제까지 발뺌만 할 셈이냐”고 물었다.

‘채 해병’으로 부르자던 이 대표의 제안은 조국혁신당이 잘 지키는 분위기다. 법무부 감찰담당관 출신으로 총선에 비례대표로 나와 당선된 박은정 당선인은 2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어제 조국혁신당 당선인들이 채 해병 모교인 원광대에 와서 채 해병을 추모했다”며, “대통령실에서 채 해병의 사망에 대해 수사 외압이 있었는지가 지금 계속 문제가 되고 있다”고 ‘채 상병’이 아닌 ‘채 해병’을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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