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선의 마지막 임금인 순종이 다녀간 것을 기념한다며 대구에 70억원을 들여 동상과 어가길을 만들었는데, 이걸 또 4억원을 들여서 철거하고 있습니다.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지고 불편하다는 주민 민원이 잇따르자 결국 철거를 결정했고, 수십억 세금만 낭비하게 됐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가림막을 세웠지만 얼굴과 상체는 그대로 보입니다.
7년 전 이 자리에 선 조선 마지막 임금 순종입니다.
그대로 옮기는 건 민망한지, 천으로 감싸 크레인으로 들어 올립니다.
단에서 동상을 분리하기 위해 발목을 잘랐습니다.
어젯밤(22일) 철거한 순종 동상과 이 어가길을 만드는 데 70억 원 들었습니다.
결국 7년 만에 이걸 다 철거하게 되면서 철거비용 4억 원을 또 써야 합니다.
순종이 1909년 대구와 부산, 마산을 찾은 '남순행'을 재현한 조형물, 들어서기 전부터 말이 많았습니다.
일본이 반일 감정을 무마하려고 순종을 앞세웠던 일을 기념하는 게 적절한지 논란이었고, 제복이 아니라 궁중 제례복 차림인 것도 사실과 달랐습니다.
역사 왜곡 여부를 떠나 두 개 차로를 차지한 조형물 때문에 주민들은 불편을 겪었습니다.
[인근 주민 : 차가 한 대만 그냥 (정차되어) 있어도 아예 통행 자체가 안 됩니다.]
민원이 빗발쳤고 결국 없앤 겁니다.
하지만 또 다른 논란을 남겼습니다.
[이준/황손 (의친왕기념사업회) : 저희가 비용을 들여서 잘 모셔 가겠다 (제안했는데) 크레인에 다리가 잘려서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큰할아버지 모습을 보고 (후손들이) 힘들어하고 비통해하고 있습니다.]
꼼꼼히 따져 보지도 않고 혈세 들여 만든 조형물, 마지막엔 후손들 가슴에 대못까지 박았습니다.
[영상디자인 조승우]
윤두열 기자 , 이인수, 김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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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선의 마지막 임금인 순종이 다녀간 것을 기념한다며 대구에 70억원을 들여 동상과 어가길을 만들었는데, 이걸 또 4억원을 들여서 철거하고 있습니다.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지고 불편하다는 주민 민원이 잇따르자 결국 철거를 결정했고, 수십억 세금만 낭비하게 됐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가림막을 세웠지만 얼굴과 상체는 그대로 보입니다.
7년 전 이 자리에 선 조선 마지막 임금 순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