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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EV 시대] 내연기관 제조사와 전기차 제조사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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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전기차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전동화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자동차 엔진과 소재, 부품뿐만 아니라 동력을 보충하는 방식까지 기존과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수한 의문점이 생겨납니다. 이에 IT동아는 전기차의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살펴보는 ‘EV(Electric Vehicle) 시대’ 기고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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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엔바토엘리먼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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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모터 및 배터리 기술 발전이 맞물려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에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회사와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 제조사들이 앞다퉈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그 결과, BMW와 벤츠, 폭스바겐 등 다수 제조사는 전기차 전용 서브 브랜드를 설립하고 전기차를 연이어 출시하고 있습니다.

내연기관 자동차 제조사들의 전기차 시장 진입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요소가 있습니다. ‘기존 내연기관 차 제조에 선도적인 기술을 지닌 제조사들이 과연 얼마나 우수한 품질의 전기차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인지’, ‘자동차의 디자인은 내연기관 자동차 라인업 대비 어떤 차별점을 형성하며 새로운 가치를 보일지’ 등 다양한 궁금증과 기대감입니다.

폭스바겐의 경우, 2019년 전기차 전용 MEB 플랫폼을 바탕으로 전기차 ID.3를 출시했습니다. 2016년 ID.3 콘셉카를 발표한 지 3년 만에 양산형을 내놓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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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 이미지 / 출처=폭스바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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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특징은 폭스바겐 전기차 전용브랜드의 최초 모델인 ID.3를 자사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성공한 내연기관 차량 골프를 기반으로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골프의 활시위를 당겨놓은 듯한 두툼한 C필러를 포함, ID.3의 전·후면 디자인은 골프와 상당히 유사합니다. 가로로 늘어난 램프형태도 비슷합니다. 전면부의 경우 전기차 특성상 그릴이 필요 없음에도 골프의 전면부와 유사하게 폭스바겐 로고를 중심으로 좌우로 뻗은 라디에이터 그릴 라인도 배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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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골프(왼쪽)와 전기차 ID.3 / 출처=폭스바겐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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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기존 내연기관 기반 자동차에 비해 변화의 폭이 두드러집니다. 일반적으로 센터콘솔에 위치했던 변속기는 메인 계기반을 감싸는 베젤과 이어지게 디자인해 우측에 드러나지 않게 배치했습니다. 센터패시아 상단에는 스크린을 추가해 인포테인먼트 콘텐츠 및 다양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합니다.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페달에 각각, 일시정지와 재생을 의미하는 기호를 새겨넣어 위트까지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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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ID.3 실내 / 출처=폭스바겐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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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ID.3의 디자인에는 과거와 완전히 단절된 모습보다는 기존 내연기관 제조사로 쌓아온 명성을 이어가겠다는 폭스바겐의 의지가 담겨있습니다. 자사의 내연기관 베스트셀러 모델인 골프의 친숙한 외장 디자인에 담긴 조형 언어를 다수 차용하는 방법으로 헤리티지를 계승했습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와 심리적 거리감을 완화하는 동시에 차별화된 인테리어 디자인을 앞세워 전기차 ID.3가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과는 또 다른 성격을 가진 모빌리티임을 보여줬습니다.

폭스바겐과 달리 순수 전기차 브랜드로 시작한 테슬라의 경우, 참고할 만한 선행 차량이 없다 보니, 디자인이 종종 바뀌곤 했는데요. 테슬라는 초기 로드스터 및 모델S에 내연기관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연상케 하는 전면 디자인을 적용했습니다. 이후 등장한 모델3부터 그릴형상을 완전히 배제한 깔끔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차량의 문손잡이가 튀어나오지 않고 매끈하게 처리된 플러쉬 도어핸들을 적용, 차체를 하나의 면으로 구성한 것 같은 조형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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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3 실내 / 출처=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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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과감한 디자인은 인테리어에서도 이어져, 커다란 스크린 하나만 가운데에 있는 단순하고도 절제된 인테리어 공간구성을 선보였습니다. 스티어링 휠 너머로 계기반이 위치하고 가운데 오디오 및 공조장치가 자리하는 전형적인 구성을 탈피한 것이지요. 테슬라는 전기차로 변화하는 이동 수단의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최근 주춤하고 있으나,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내연기관 제조사들이 출시하는 전기차의 디자인에서 과거의 영광을 미래의 전기차 시장에서도 이어가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가 다분히 엿보입니다. 반면, 테슬라와 같이 전기차로 자동차 시장에 뛰어든 신생 제조사들이 보여주고 있는 전기차 특화 디자인은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지난 100여년간 기존의 내연기관 중심으로 구축된 자동차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충성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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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노재승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

노재승 교수는 영국 왕립예술대학(Royal College of Art)에서 디자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이자 휴머나이징 모빌리티 디자인 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정리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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