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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스타트업-ing] “레벨PT로 게이머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분석합니다” 홍태욱 게임프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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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취미의 영역이던 컴퓨터 게임은 스타크래프트 등장 전후로 급변하기 시작했다. ‘e스포츠’라는 이름으로 매 시즌 대회가 열리고 구단이 창설됐다. 대회를 거듭하며 극적인 경기도 많았고 그사이에 스타 플레이어도 등장했다. 이제 게임의 유행은 바뀌어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그라운드 등이 e스포츠 세대교체를 이뤄내며 인기를 얻고 있다.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따라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게임이라는 게 경쟁을 통해 승리를 얻어야 하기에 많은 연습이 필요하고 기본적인 능력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내 실력이 어느 수준인지 파악하려면 수많은 경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여느 스포츠처럼 실력을 사전에 파악하고 체계적인 훈련으로 게이머를 성장시키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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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태욱 게임프로 대표. / 출처=IT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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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인 선수 발굴과 육성, e스포츠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스타트업이 있다. 게임프로가 그 주인공으로 e스포츠 아카데미 및 비대면 게임 코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게이머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에도 한창이다. 이 부분을 자세히 듣기 위해 홍태욱 게임프로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레벨PT’로 게이머 능력 측정부터 체계적인 관리까지

IT동아 : 게임프로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홍태욱 대표 : 모든 게이머가 언제나 습관처럼 매일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게 목표인 스타트업으로 3가지 서비스를 앞세우고 있다. 첫 번째는 e스포츠 아카데미 형식으로 프로게이머 지망생이나 이 분야 취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두 번째는 전문 코치에게 게임을 배울 수 있는 플랫폼이다. 세 번째는 정형화된 테스트를 거쳐 게이머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수치화하고 그 결과에 따라 단계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코칭 프로그램이다. 내부적으로 레벨 PT라고 부른다.

IT동아 : 게이머의 e스포츠 능력을 분석하고 수치화하는 부분이 흥미롭게 느껴진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분석하고 수치화하는지 궁금하다.

홍태욱 대표 : 사실 어느 스포츠나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체계화된 교육들이라면 동일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 보는데, e스포츠 게임은 이 영역이 철저하게 나뉘어져 있다고 본다. 일단 게임을 다루는 피지컬, 상황 판단과 운영을 다루는 뇌지컬, 본인의 멘탈과 컨디션 등 크게 네 가지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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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PT로 게이머 실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결과에 따라 단계적 성장을 이끈다. / 출처=게임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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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에서 게임프로가 레벨PT 솔루션을 통해 더 다듬고 싶은 부분이 있다. 우선 이 뇌지컬 영역은 자체 준비한 간단한 웹 게임으로 게이머의 피지컬 능력, 동체 시력이나 반응 속도나 정확도 같은 피지컬 능력을 테스트한다. 뇌지컬은 영상을 제공하거나 퀴즈를 제공해 답변에 따른 점수를 매겨 상황 판단 능력이나 운영 능력 아니면 전략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는 식이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단계적으로 성장 가능한지 훈련 프로그램을 올해 서비스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우리는 에임랩(AIMLABS)이라는 서비스를 벤치마킹했다. 북미에서 서비스 중인 서비스인데 우리와 에임랩의 차이점은 소프트웨어 구성부터 시작된다. 에임랩은 소프트웨어 설치를 진행해야 되지만, 게임PT는 웹에서 모든 것을 해결한다. 그리고 타 프로그램은 피지컬 데이터를 산출 가능해도 상황 판단에 대한 부분과 어떤 훈련이 필요한지는 제공하지 않는다.

게임도 운동처럼 잘 하려면 ‘PT(개인코치)’가 필요합니다

IT동아 : 게이머의 능력을 측정한 이후 훈련으로 이어지는데 그 과정이나 운영 방식에 대해 알고 싶다.

홍태욱 대표 : 국가대표 출신부터 글로벌 게임단에서 활동했던 코치 등 여러 전문가를 섭외했다. 현재 15명의 코치가 활동 중이다. 게임PT 디스코드 채널을 활용해 코치들과 게이머가 소통하며, 약 3500여 명이 접속한다. 게이머의 화면을 코치들이 실시간 확인하고 일대오(1:5) 혹은 일대일(1:1)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비대면 코칭 서비스를 진행하는데 장점으로는 소규모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는 일부 부모의 요구가 있어 1개월에 1~2회 가량 대면 코칭을 진행한다.

이 외에도 오는 5월 말에 오프라인 공간을 새롭게 만들어 공개할 예정이다. 작지만 강의실을 만들어 희망하는 학생들은 오프라인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온라인에 더 비중을 실을 생각이지만, 오프라인 강의 공간도 필요하기에 잘 준비해 운영에 차질 없도록 만전을 기할 생각이다.

코칭은 전반적인 게임 진행을 살펴보고 그에 따른 조언을 해주는 형태다. 전략적인 부분이나 플레이 요소 모두 코칭할 수 있다. 예로 스포츠 경기만 해도 별도의 작전시간이나 게임 진행 후에 이야기를 하지 실시간으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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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코칭 서비스 게임PT. / 출처=게임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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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 대부분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있기에 게임프로의 문을 두드린 것이지만, 아무리 잘 가르쳐도 따라오지 못하는 게이머도 분명히 있을 것 같다. 이에 대한 솔루션이 있는지 궁금하다.

홍태욱 대표 : 코치가 판단하는 부분인데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면 어느 정도 판별 가능하다. 이때 사실대로 이야기를 해준다. 그리고 e스포츠 시장 안에서 프로게이머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직업이 있음을 안내한다. 대형 게임 개발사에서 QA(품질보증) 업무를 담당할 수 있고 e스포츠 리그 담당자도 있고 프로게임단 프런트 역할도 가능하다. 스포츠 관련 대학도 국내에 9곳 이상이다. 이 중 호남대, 신구대, 국제대, 오산대, 전남과학기술대 등 우리가 도움을 주고 있는 대학으로 진학할 생각이 있다면 그에 대한 상담과 조언을 해준다. 프로게이머가 될 만한 친구라면 집중 관리한다.

게이머 라이프 사이클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어

IT동아 : 게임단 운영을 시작으로 게임PT 서비스와 교육 등 게임 관련한 사업을 펼치는 중이다. 사실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지만, 지금까지 스타트업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창업 동기와 스타트업을 지금까지 이끈 원동력은 무엇일까?

홍태욱 대표 : 개인적으로 과거에 프로게이머 생활을 했다. 병역 의무를 마치고 사회로 돌아왔는데 당시 함께 생활하던 동료 대부분이 e스포츠 또는 게임 업계와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었다. 나 또한 홈페이지, 앱을 개발하는 마케팅 대행사를 운영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마치 축구선수 경력이 끝나고 관련 업계에 있는 게 아니라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택배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시장 자체가 뭔가 이상하다 한번 바꿔보자는 생각으로 이 아이템을 떠올렸다.

어려운 것은 창업 이후 다가오는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그게 지난해와 올해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열정이 원동력인 것 같다. 아카데미를 중심으로 레벨PT와 코칭 플랫폼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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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프로가 운영 중인 게임단은 수강생이 프로게이머가 된 대표적인 사례다. / 출처=IT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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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단 운영은 기억에 남는 게 게임프로 배틀그라운드 수강생들이 지난해 초 아마추어 대회에 참가해 우승했다. 그 덕분에 지난해 8월, 글로벌 대회 진출 기회가 생겨 전 세계 상위권 24개 팀하고 경쟁해 상금 3만 9000불(원화 약 5385만 원 상당)을 받았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직접 가서 보고 싶었는데 일정 때문에 가지 못한 게 아쉽다. 현재 게임단은 배틀그라운드만 운영 중이고 발로란트는 두 번째 시즌 때 창단할지 여부를 고민 중이다.

IT동아 : 서울 과학기술대학교 초기 창업 패키지 지원을 받았는데, 어떤 지원을 받았고 운영에 도움이 되었는지 알려달라.

홍태욱 대표 : 서울 과학기술대학교의 초기 창업 패키지를 통해 자금 지원을 받은 부분이 큰 혜택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상으로 지원을 받았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다. 제주도에서 글로벌 투자활동(IR), 특허와 지식재산권 관련 자문을 받았다. 일본 POC 검증 프로그램 관련 도움도 받았다. 일본에 진출해 사업을 하려면 현지 인증이 필요한데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와의 미팅을 주선해 줬다. 현지 투자사와 벤처 기업과 미팅도 이뤄졌는데 일본 진출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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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태욱 게임프로 대표. / 출처=IT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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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 향후 계획과 목표를 듣고 싶다.

홍태욱 대표 : 게임프로의 비전을 실현하는 것이다. 하나는 게이머 라이프 사이클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 e스포츠 교육에 지금 신경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는 e스포츠 교육을 더 체계적이고 객관화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 집중할 생각이다.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지향하면서 내년 상반기 중에 프리 A2 투자 유치를 하는 것이 목표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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