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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이화영의 사법 붕괴 시도… 공당이 끌려다녀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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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술자리 회유’ 반박 “중대 부패 범죄자가 허위 주장”

조선일보

이원석 검찰총장


이원석 검찰총장이 23일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 피고인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주장하고 있는 ‘검찰청 술자리 회유’ 의혹에 대해 직접 반박했다.

이 총장은 이날 창원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전 부지사에 대해 “중대한 부패 범죄자가 1심 판결 선고를 앞두고 허위 주장을 하면서 사법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붕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을 향해서도 “공당(公黨)이 이 전 부지사의 (거짓) 진술만 믿고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며 “법원과 검찰의 사법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정치검찰 사건조작 특별대책단’을 지난 19일 구성했다.

이 총장은 “(이 전 부지사는) 1년 7개월 동안 재판을 받으면서 하지 않았던 (검찰청 술자리 회유) 주장을 재판이 종결되는 날 했다”며 “(술을 마셨다는 시기도) 5월, 6월, 7월로 계속 달라지고 있고 장소도 검사실 앞 창고라고 했다가 영상조사실이라고 바꿨다”고 했다.

이 총장은 또 “이 전 부지사가 법정에선 ‘술이 깰 때까지 장시간 대기하다 구치소에서 돌아갔다’고 했다가 이제는 ‘입을 대봤더니 술이라서 마시지 않았다’고 하는데, 도대체 술을 마셨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앞서 이 전 부지사는 지난 4일 수원지법 재판에서 ‘검찰청 술자리 회유’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 이후 음주 장소와 일시, 동석자, 음주 여부 등에 대해 여러 차례 말이 달라졌고 지난 22일에는 ‘검찰 주선으로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를 만나 회유당했다’는 주장도 했다.

조선일보

이화영 전 부지사


이원석 검찰총장은 자신이 직접 반박에 나선 이유에 대해 “사법의 문제가 정치적 문제가 되지 않도록 참고 기다리면서 법정 안에서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랐다”면서 “힘으로 사법 시스템을 억누르려고 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려웠다”고 했다.

앞서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해 온 수원지검이 각종 근거 자료를 제시하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검찰청 술자리 회유’ 의혹 제기가 거짓이라고 수차례 반박했지만 이 전 부지사 측과 민주당은 의혹 제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검찰총장이 직접 반박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은 100% 사실로 보인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그렇다면 앞서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의 대북 송금 관여 사실을 진술한 바로 그 진술도 100% 진실인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이게 나라냐? 수감자들, 수원 검찰청에 모여 술판 벌이며 진술 조작 연습” “이재명 죽일 허위 연습시킨 수원지검” 등의 글을 페이스북에 잇따라 올리기도 했다.

또 이 총장은 “거짓을 말하거나 거짓말을 꾸며대거나 법원과 검찰을 흔들어서 사법 시스템을 공격한다고 해서 있는 죄가 없어지거나 줄어들지도 않고 형사 처벌을 피할 수도 없다”면서 “오는 6월 7일 (이 전 부지사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을 차분히 기다리는 것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사법 시스템을, 그리고 우리 헌법 질서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재판’에 출석하며 “검찰이 말을 바꾸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검찰이 말을 바꿨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화영 전 부지사 측 김광민 변호사의 주장을 언급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김 변호사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의 이 전 부지사 회유 의혹’과 관련해 “해당 변호사가 처음에는 ‘이 전 부지사와의 만남 자체가 없었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만남은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원지검은 23일 “해당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 측의 회유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언론에 밝힌 것이 전부이고, 그 외 언론에 이 전 부지사를 만난 적 없다고 말한 사실이 전혀 없다’라고 확인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수원지검은 또 이 전 부지사가 지난 4일 자신의 재판에서 ‘술을 먹고 얼굴이 벌게졌다’는 취지로 검사 질문에 답한 법정 녹취록을 공개했다. 김 변호사가 이날 방송인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에 나와 ‘이 전 부지사가 법정에서도 종이컵에 입만 대고 내려놓아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진술했기 때문에 말을 바꾼 것이 아니다’라고 한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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