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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한동훈 만찬 참석자들 “韓 건강상태 안 좋아…몹시 지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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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내공 쌓겠다”

세계일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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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정국에서 자신과 함께 당을 이끌던 전 비대위원들과 만찬 회동을 했다.

이 같은 만남이 그의 '정치 복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한 전 위원장 측근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오찬 제안을 '건강상의 이유'로 거절한 것을 두고 거리두기에 나선 것이란 관측은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이에 당내 일각에선 양측 갈등설 등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으니 양측이 만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형국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동훈, 과거 검사 시절 좌천됐던 때 언급 “이런 시간에 익숙”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은 지난주 시내 모처에서 전 비대위원들과 만찬을 함께하면서 그동안의 소회를 털어놨다.

한 전 위원장이 4·10 총선 이후 외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겠다면서 지난 11일 사퇴한 뒤 자택에서 칩거해왔다.

한 전 위원장은 만찬에서 과거 검사 시절 좌천됐던 때를 언급하면서 "이런 시간에 익숙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시간'은 정치적 공백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 위원장은 "이 시간을 충분히 활용해서 내공을 쌓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의석수는 상당히 아쉽지만, 득표율은 아쉬운 수준은 아니다", "한 전 위원장 덕에 수도권에서 그나마 선전한 것"이라며 총선 결과에 너무 낙담하지 말라고 위로했다고 한다.

한 전 위원장은 자신이 밝혔던 대로 건강 상태가 좋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 전 위원장이 몹시 지쳐 보였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형동 의원도 연합뉴스에 "한 전 위원장 건강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라고 했다.

◆“韓, 당권 도전 가능성 높지 않아”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9일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을 제안받았지만, 건강상 이유로 참석하기 어렵다고 완곡히 거절한 바 있다.

한 전 위원장은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당 사무처 당직자들, 그리고 선거운동 기간 자신을 수행·경호했던 사람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 같은 만남이 그의 '정치 복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한 전 위원장 측 인사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 전 위원장은 전 비대위원들과의 만찬에서도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위원장 주변에선 그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여기는 시각이 우세하다.

◆“모든 가능성 열려있는 것” 시각도

김경율 전 비대위원은 지난 15일 "(한 전 위원장이) 정치에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전대 출마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전 비대위원도 통화에서 "한 전 위원장은 충전을 더 할 것 같다. 당권 도전은 좀 이르다고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측근은 통화에서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오찬 제안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면서 한 전 위원장의 서운함이 있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 내에서 제기되는 '윤 배신론' '총선 책임론' 등에 불만을 드러내며 윤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번 오찬 제안 거절을 '윤·한 갈등'의 연장선으로 해석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총선을 치르면서 쌓여온 양측의 갈등이 회동 불발로 이어졌다는 거다.

윤 대통령을 만난 홍 시장이 한 전 위원장에게 '총선 책임론'과 함께 '윤 배신론'을 제기하면서 윤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윤 대통령이 총선 참패 원인을 한 전 위원장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이 오찬 거절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주장도 여권에서 제기된다.

여당이 거대 야당과의 주도권 다툼에서 밀리며 대권 경쟁에서도 뒤처지는 상황이 오면 한 전 위원장이 구원투수로 나설 밖에 없다는 게 여권 일각의 시각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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