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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부끄럽지 않단 ‘종말의 바보’, 이례적인 사전시사 패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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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행사는 다 진행하면서 선 평가·반응은 원천봉쇄


스타투데이

유아인이 16일 마약 혐의 공판에 출석했다. 사진 I 스타투데이 DB


“(미뤄지긴 했지만) ‘종말의 바보’는 당연히 공개 될 거라고 믿었다. 공개 안 될 이유가 없으니까. 유아인의 (마약) 이슈를 말하는 게 아니라, 작품이 돌 맞을 작품은 아니니까.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 (다른 배우의 스토리텔링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아인 분량도 최대한 조정했다. -메가폰 김진민 감독”

‘종말의 바보’가 유아인 리스크를 뒤로한 채 시청자와 만난다. 다만, 이례적으로 사전 언론시사는 진행하지 않는다. 공식적으론 “일부 공개보단 전편 공개가 작품 이해에 더 효율적”이란 답변을 내놓았지만, 작품 관련 어떤 평가도 미리 받지 않겠다는 ‘잡음 및 논란 패싱’을 위함으로 보인다.

24일 넷플릭스 측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이번 ‘종말의 바보’는 사전 언론시사 없이 오는 26일 전편 일괄 공개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통상 지금까지의 K콘텐츠들은 대부분 총 분량과 상관없이 초반부 2화 이상분은 사전 시사로 선공개해왔다. 호평으론 홍보 효과를, 혹평으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그럼에도 전면 패싱은 보기 드문 선택, 유아인으로 인한 부담을 최소화 하기 위한 노골적 전략이다. 기대감을 높이고 작품의 포장을 극대화시킬 각종 홍보 자료는 끊임 없이 뿌리지만, 실질적인 선 반응이 나올 사전 시사는 아예 진행하지 않겠다는 것.

‘종말의 바보’는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D-200, 눈앞에 닥친 종말에 아수라장이 된 세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작품은 앞서 모든 촬영을 마치고 공개를 앞두고 있던 상황이었으나, 주연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로 인해 공개를 잠정 연기한 바 있다. 긴 기다림을 갖는 동안 유아인의 분량은 재편집 됐고, 오는 26일 전 세계 공개된다.

유아인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 사이 서울 일대 병원에서 미용 시술을 위한 수면 마취를 받는다며 181차례 의료용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투약량은 프로포폴 9635.7mL, 미다졸람 567mg, 케타민 11.5mL, 레미마졸람 200mg 등으로 조사됐다. 2021년 5월부터 2023년 8월까지 타인 명의로 44차례에 걸쳐 수면제 스틸녹스정·자낙스정 총 1100여 정을 불법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도 받는다.

유아인은 지난 2차 공판에서 대마와 프로포폴 투약 혐의를 일부 인정했으나, 대마 흡연 교사, 증거 인멸 교사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3차 공판에선 명의도용 및 대리 처방 혐의, 유튜버에게 해외 도피 자금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의류 브랜드 E사 대표 박모씨가 출석해 증인 신문을 받았다. 4차 공판에선 유아인의 대마 흡연 및 교사 등 혐의와 연관된 지인인 헤어스타일리스트 겸 유튜버 A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A씨는 유아인의 대마 흡연을 목격, 자신에게도 대마 흡연을 권유했다고 증언했다. 유아인은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스타투데이

사진 I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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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메가폰 김진민 감독은 ‘종말의 바보’ 공개를 앞두고 “사실 ‘하겠지’ 했는데 ‘안 하네’ 하며 시간이 갔다. 한동안 잊고 있다가 다시 한다고 해 놀라기도, 반갑기도 했다”며 “사실 공개가 안 될 거란 생각은 안 했다. 안 될 이유가 없으니까. 유아인의 이슈를 말하는 게 아니라, ‘종말의 바보’가 공개되지 않는다면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 같다. 충분히 열심히 만들었고, 여러분이 보면 돌 맞을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부끄럽지 않게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김 감독은 유아인 분량 편집에 대해 “앞 부분을 편집하고 싶은데 사실 시간이 지나면 넷플릭스가 감독이 손을 못 대게 한다. 핑계가 생긴 김에 손을 봐야 해 이야기 했고, 결과적으론 오히려 ‘잘됐다’ 했다. (유아인이 맡은) 이 인물을 빼고 흘러가기에는 네 명의 친구라는 큰 축이 있기 때문에 다 들어낼 수는 없었고 최선을 다했다. 많은 부분을 납득시킬 수 있을지는 제가 판단할 부분이 아니지만 굉장히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독특한 디스토피아물이라고 생각한다. 생존을 위한 투쟁이라기보다 ‘종말을 맞이했을 때 어떻게 살 거야?’ 묻는 작품이어서 연출로서 욕심이 많이 났다. 각각의 캐릭터들 중에 내 모습이 있을 거라는 느낌이 있었다”면서 “다 바보들이다. 도망 못 갔다고 생각하면 바보들이기도 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게 바보 같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우리 마음이 원래 어떤 건지 알려줄 수 있다. 사실 종말의 천재 같은데 종말을 앞두고는 바보나 천재나 똑같은 것 같다. 제가 여태까지 했던 작품 중에서 가장 철학적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오는 26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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