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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금감원, 농협금융 내달 정기검사…“중앙회 지배구조 취약점 진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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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35명 6주간 파견하는 정기검사

농협중앙회-농협금융-자회사 이어지는 지배구조 정조준

2012년 ‘신경 분리’에도 중앙회 금융사 인선 개입 여전

경향신문

이복현 금감원장


NH농협금융과 NH농협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수시검사가 다음달 정기검사로 확대된다. 농협은행 직원의 업무상 배임 등으로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수시 검사를 해왔는데, 검사 대상을 확대해 농협 전반의 지배구조, 내부 통제 문제를 들여다볼 방침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부터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 등에 대해 진행중인 수시검사를 다음달 정기검사로 전환한다. 정기검사는 통상 2~5년 주기로 진행되는데, 2022년 3월 정기검사를 받았던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에 대해 2년만에 다시 정기검사를 실시하는 셈이다.

금감원은 “최근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에 대한 금감원 검사에서 은행 직원이 불법행위에 직접 가담한 정황이 확인되는 등 내부통제 측면에서 취약점이 노출됐다”며 “정기 검사를 통해 농협금융지주 및 농협은행의 경영 전반 및 지배구조 취약점을 종합 진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7일 시작한 농협은행에 대한 수시 검사는 농협 영업점 직원이 업무상 배임을 저질러 109억4733만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금감원은 농협은행뿐만 아니라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검사도 함께 벌였다.

수시검사는 통상 4~5명의 검사반 인력이 2주간 투입되는데 정기검사는 35명 가량의 대규모 인력이 6주간 파견된다. 다수 인력과 검사기간이 보장되는 만큼 더 샅샅이 경영 전반을 살핀다는 이야기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중앙회-농협금융-자회사로 이어지는 형태다. 지분이 분산돼 지배주주가 없는 신한·우리·KB·하나 등 다른 금융지주들과 비교하면 농협금융은 중앙회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독립성 문제가 늘 도마위에 올랐다. 2012년 농협 신경 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 이후 중앙회 산하 조직에서 농협금융지주가 독립됐지만 실제 현실은 독립과 거리가 멀었다.

농협금융 산하 은행, 보험, 카드, 증권 등 계열사 7곳의 전·현직 최고경영자(CEO) 14명 중 농협중앙회 경력이 있는 CEO는 12명에 달한다. NH농협은행 이석용 행장도 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을 지낸 뒤 넘어왔다. 금감원은 최근 잇따라 터진 농협은행의 금융사고 배경에는 금융 전문성 없는 인사가 경영을 맡는 ‘낙하산’ 인사가 있다고 본다.

최근 NH투자증권 대표 선임 과정에서도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이 충돌하면서 지배구조로 인한 내부 갈등이 드러났다. 농협중앙회는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추천했으나, 농협금융지주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때마침 금감원이 농협금융지주와 계열사들에 대한 검사에 나서면서 NH투자증권 대표는 NH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윤병운 대표가 선임됐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21일 “(농협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이 구분돼 있지만 리스크가 명확히 구분되는가는 고민할 지점이 있다”며 “자칫 잘못 운영되면 금산분리 원칙, 지배구조법 규율체계가 흔들릴 수 있어 챙겨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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