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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RISC-V가 뭐길래... 미중 반도체 갈등 새 전선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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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집중 연구 중인 반도체 설계 구조
미 상무부 "위험성 조사 중".... 대응 시사
한국일보

반도체 기판 위에 미국과 중국의 국기가 나란히 놓여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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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패권 경쟁이 반도체 기본 설계도(아키텍처)인 '리스크파이브(RISC-V)'로 옮겨붙을 조짐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국가 안보에 중국의 RISC-V 연구가 미치는 영향을 검토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상무부가 일부 의원의 RISC-V 관련 질의에 "RISC-V의 잠재적인 위험을 검토하고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조치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는 내용의 답변 서한을 보냈다고 23일(현지시간) 전했다. 검토 결과에 따라 대중 제재 범위를 RISC-V까지 확대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RISC-V는 오픈소스형 반도체 설계 구조다. 미국 UC버클리대 연구진이 2010년부터 개발해 2014년 공개했다.

전자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하려면 밑그림이 되는 설계 자산(IP)이 필요한데, 현재 세계 IP 시장은 PC용의 경우 미국 기업 인텔이, 모바일 기기용은 영국 기업 ARM이 장악하고 있다. 누구든 두 기업의 IP를 갖다 쓰고 싶으면 정당한 사용료(로열티)를 내고 써야 한다. 반면 RISC-V는 오픈소스여서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중국은 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RISC-V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알리바바·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유력 테크업체 또는 이들의 관계사들은 RISC-V 기반 반도체 칩을 개발하고 실제 제품에 탑재하고 있다. RISC-V의 표준을 결정하는 비영리재단 '리스크파이브 인터내셔널'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주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 재단 회원사 절반 이상이 중국 기업이라고 한다.

이처럼 RISC-V 분야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커지자 지난해 말 일부 미국 상·하원 의원들은 바이든 행정부에 조치를 촉구했다. 공화당 소속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지금 위협에 대응하지 않으면 중국은 언젠가 반도체 설계에 있어 우리를 앞서는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미 상무부가 답변에 나선 것이다.

미국이 RSIC-V 규제에 나설 경우에는 자국 또는 동맹국 기업들까지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인텔, 퀄컴, 삼성전자 등도 RISC-V를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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