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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북한, 이란에 장관급 고위 대표단 파견... 北-러시아-이란 삼각 군사 커넥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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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윤정호 북한 대외경제상이 지난달 정부경제대표단을 이끌고 러시아를 방문하기 전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와 만났다. /주북 러시아 대사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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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장관급인 윤정호 대외경제상이 이끄는 대표단을 23일 이란으로 파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전날에는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 대표단의 군(軍) 당국자들이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발사를 현장에서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의 양대 무기 공급원이 된 북한과 이란이 이를 계기로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신호다.

북한 고위 인사의 공식 이란 방문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표면적으로 양국은 ‘경제’를 내세워 접촉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핵·미사일 비확산 원칙에 도전하는 북한과 러시아, 이란 간의 ‘삼각 커넥션’이 탄도미사일과 자폭 드론 기술 공유 등 군사 협력으로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13일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로 200발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하자, 국가정보원은 “이란 탄도미사일에 북한 기술이 포함됐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을 방문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도 같은 날 “(북한과) 이란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고, 러시아가 북한과 이란의 무기 개발 연구를 도와주는 그런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러시아, 이란이 서로 무기를 거래하고 관련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군사 협력체’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란은 1980년대부터 드론을 개발한 중동에서 이스라엘 다음 가는 드론 강국”이라며 “만약 북한이 (지난 13일 이스라엘 공격에 쓰인) 자폭 드론 샤헤드 같은 기술을 이전받을 경우 우리가 상당히 방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이란은 2022년 11월쯤부터 러시아에 공격용 드론을 공급해 우크라이나 방공망에 큰 타격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과 이란은 1980년대부터 탄도미사일 개발을 포함한 광범위한 군사 분야에서 협력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2019년 ‘샤하브3′와 ‘코람샤르’ 같은 이란의 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이 ‘노동’ ‘무수단’ 같은 북한 미사일 기술과 연계됐다고 분석했다. 미 재무부는 2020년 이란의 군수 기업 ‘샤히드 헤마트 산업 그룹’이 우주발사체 기술 개발을 위해 북한 KOMID 기술자들을 이란에 초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담화를 통해 “올해 들어와 지금까지 미국이 하수인들과 함께 벌인 군사 연습은 80여 차례”라며 “지역 정세 악화의 주범들”이라고 한·미·일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한국이) 상전을 믿고 설쳐대며 우리를 상대로 무력 대응을 시도하려 든다면 그것들은 즉시 괴멸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강호필 새 합동참모본부 차장에게 삼정검(三精劍) 수치를 수여하는 자리에서 “어느 때보다 엄중한 안보 상황 속에서 북한이 감히 우리를 넘보지 못하도록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라”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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