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사설] 의정갈등 자성 목소리, 이제 정치가 물꼬 틀 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빅5' 대형병원들이 '의료파업'에 본격 참여할 태세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들은 주 1회 전면 휴진과 의대교수 사직, 추가적인 진료 축소 등을 선언한 데 이어 다른 대형 대학들도 동참하는 분위기다. 현재 전국 대형병원의 수술이 절반에 그치고 외래진료가 대폭 줄어든 상태에서 필수의료 마비 사태가 확산될 경우 최악의 '의료대란'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정부는 정작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도 의대증원분 2000명에 대해 최대 50%까지 줄이는 양보안을 내놓은 상태지만 의료계는 '원점 재논의'와 '정부관계자 처벌' 등 일방적 주장을 고집하는 통에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정부가 어렵사리 한발 양보하자 의료계는 '곳간 열쇠 내놓으라는 격'으로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

다행히 이런 명분 없는 요구에 대해 의료계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정영인 부산대 의대 명예교수는 23일 "소방관은 자신의 죽음까지 각오하고 국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화재 현장에 뛰어든다"며 "반면 의사들은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진료 현장을 떠난다는 희한한 논리로 진료 거부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교대 정원을 늘린다고 교사들이 집단행동을 하느냐"고 반문했다.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도 "의사단체들이 여전히 논의를 거부하는 건 국민 시각에서 어린아이가 억지를 부리는 것"이라며 "먼발치에서 이를 지켜볼 게 아니라 의개특위에 들어가 의료계 목소리를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 의료 정상화는 가장 시급한 민생 현안이다. 정치권이 의정갈등을 더 이상 외면하는 것은 일종의 직무유기다. 이제 정치권은 의대정원 문제를 정치적 과제로 삼아야 한다. 의료계의 막가파식 주장은 일면 더불어민주당의 의도된 침묵에 힘입은 바 크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마침 회담을 앞두고 있다. 국민들은 민생을 최우선하겠다는 여야의 총선 공약이 이번 회담에서부터 지켜지길 바란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