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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토드 리의 마켓 나우] 홍해 운송난 영향의 국가별 편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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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토드 리 S&P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를 통과하는 컨테이너 선박들을 공격하면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유럽 사이의 해상 운송에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 두 지역은 상호 주요 교역 파트너이기 때문에 무역 차질이 상당한 경제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아태 지역 국가들은 각기 산업 구조가 다양하고 경기 순환 주기도 동기화돼 있지 않아 운송 교란이 미치는 영향의 정도는 편차가 클 수밖에 없다.

아태 지역의 2022년 전체 상품 수출에서 유럽은 21.7%, 해상 운송을 통한 대(對)유럽 수출은 14.4%를 차지했다(2023년 연간 교역 데이터가 아직 완전하지 않아 2022년 데이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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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또한 아태 지역의 주요 수입원으로 기계류와 운송 장비 등 공산품이 주를 이룬다. 2022년 아태 지역의 전체 상품 수입에서 유럽은 12.7%를, 해상 운송을 통한 유럽 상품 수입은 7.0%를 차지했다.

아태 지역 경제에서 아태-유럽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2022년 대 유럽 상품 수출이 아태 국내총생산(GDP)의 5.4%, 해상을 통한 대유럽 수출이 3.6%를 차지했다. 유럽 상품 수입은 아태 GDP의 2.9%, 해상을 통한 유럽 상품 수입은 1.6%의 비중이었다.

이처럼 유럽은 아태 지역의 전체 상품 수출액과 GDP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실제 수요 영향은 아태 경제의 가공 무역 의존도가 높아 그리 크지 않다. 많은 아태 국가들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며, 수입한 부품과 원자재를 조립·제조해 수출하는 가공 무역에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아태 지역에서는 상품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부가가치 창출 측면에서 GDP에 기여하는 비중은 작다.

아태 지역의 전체 유럽 수출 가운데 약 3분의 2가 해상 운송에 의존한다. 따라서 수에즈 운하를 통한 운송의 교란 사태가 장기화하면 유럽 시장 의존도가 높은 아태 경제는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볼 수 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작은 태평양 도서 국가들을 제외하면 캄보디아와 베트남이 홍해 운송 교란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유럽을 향한 해상 수출은 캄보디아의 경우 GDP의 24.9%, 베트남은 GDP의 16.4%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취약한 아태 국가는 미얀마와 방글라데시이며, 이들 나라에서 유럽으로의 해상 수출은 각각 GDP의 10%에 달한다. 몽골·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일본·홍콩은 대 유럽 해상 수출 비중이 GDP의 2% 미만이어서 홍해 운송 중단의 영향이 크지 않다.

토드 리 S&P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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