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발생 전 라이브 방송서 "건드리기만 하면 넘어지겠다"
1심, 징역 8개월 실형→2심 "범행 인정하고 반성" 집유로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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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지하철역에서 피켓 시위를 하다가 역무원으로부터 퇴거 조치를 받자 폭행당한 것처럼 '할리우드 액션'을 하고 허위 신고를 한 유튜버들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2부(부장판사 최해일)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B 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A 씨 등은 2020년 12월 서울의 한 역사에서 피켓 시위 및 영상 촬영을 했다. 그러자 서울도시교통공사 소속 역무원 C 씨가 피켓을 잡고 시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B 씨가 갑자기 바닥으로 넘어졌다. A 씨는 유튜브 라이브 채널을 통해 이를 생중계하면서 "넘어졌다. 발로 찼다"고 소리치고, "다 찍었다. 바로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B 씨는 사건 발생 직후 경찰에 '1인 시위를 하는데 C 씨가 피켓을 강제로 빼앗고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지하철 근무 노조들이 저를 폭행했다. 오른팔과 발목이 꺾여서 심하게 아프다. 처벌을 원한다'는 진술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C 씨는 이들에게 폭행을 가한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히려 A 씨 등은 1인 시위 전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피켓을 망가뜨리면 재물손괴로 고소하고, 건드리기만 하면 넘어지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 등은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증거들에 의하면 B 씨가 C 씨와 아무런 신체접촉이 없었음에도 혼자 넘어진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업무를 수행 중인 서울교통공사 직원인 C 씨를 의도적으로 도발한 후, 마치 폭행당한 것처럼 허위 신고해 범행 경위가 매우 불량하다"면서 "피고인들은 C 씨에 대한 증인신문 과정에서 C 씨의 행위가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비난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범행 후 정황도 나쁘다"며 A 씨와 B 씨에게 각각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2심은 "원심에서 범행을 부인했으나, 2심에서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피고인들의 형량을 낮췄다.
2심 재판부는 "A 씨는 과거 지하철 역사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이를 단속하는 C 씨 사이에 앙금이 쌓여 원망과 증오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의 무고로 C 씨가 형사처벌을 받는 상황에까지 이르지는 않은 점을 고려했다"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다.
또 B 씨에 대해서는 "공범인 A 씨와 유튜브 시청자들의 선동하는 분위기에 휩쓸려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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