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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테슬라? 어딜' 정의선, 8개월 만에 인도 전격 재방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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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인도서 중장기 전략 점검
인도 현지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
리더십에 영감을 준 책 소개
이순신은 "뛰어난 리더이자 엔지니어"


파이낸셜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앞줄 오른쪽 세번째)이 23일(현지시간) 인도 하리아나주 구르가온시에 위치한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타운홀미팅 후 현지 직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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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세계 4위 경제대국을 향해 급성장하고 있는 인도를 8개월 만에 전격 재방문, 중장기 인도시장 대응 전략을 점검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3연임에 도전하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전기차 공장을 안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 가운데 이뤄진 깜짝 방문이다.

■"인도 시장에 특화된 전기차 개발"

2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인도 하리아나주 구르가온시에 위치한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현대차·기아의 업무보고를 받고, 중장기 전략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정 회장은 "인도 시장에 특화된 전기차 개발과 전기차 인프라 확충을 통해서 전동화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면서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되는 2030년까지 인도의 클린 모빌리티를 선도할 것"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인도는 국내 다음의 해외 최대 생산기지다. 현대차는 지난해 제너럴 모터스(GM)로부터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공장을 인수, 연산 20만대 규모의 스마트 제조 시스템을 갖춘 공장으로 전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푸네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는 첸나이공장(82만4000대)과 푸네공장을 주축으로 1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기아도 올해 상반기에는 생산능력이 43만1000대로 확대된다. 이를 합산하면, 현대차그룹은 인도에서 약 150만대 생산 체제를 가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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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남동부 타밀나두주에 위치한 현대차 첸나이 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들이 길게 줄 지어 서있다. 파이낸셜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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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현대차의 인도시장 점유율은 2위다. 인도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전동화도 본격화한다. 이를 통해 인도를 대표하는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라고 현대차그룹은 전했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인도 첫 현지생산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말 첸나이공장에서 SUV 전기차 양산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한다. 현대차 판매 네트워크 거점을 활용해 2030년에는 전기차 충전소를 485개까지 확대한다. 기아도 2025년부터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전기차를 생산하고,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순차적으로 공급한다. 2026년 인도진출 30주년을 맞는 현대차는 '2030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단기간에 일본 메이커들을 제치고, 인도 주요 자동차 브랜드로 성장한 기아도 '기아 2.0' 전략을 통해 양적,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강력한 전동화 정책도 펼치고 있다. 올해부터는 최소 5억달러를 인도에 투자하고, 3년 안에 전기차를 생산하는 업체에게 최대 100%인 수입 전기차 관세를 15%로 대폭 인하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테슬라, BYD 등 세계 1·2위 전기차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지난해 인도 자동차시장 규모는 500만대로 중국, 미국에 이어 견고한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중 승용차 시장은 410만대 규모로, 오는 2030년에는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내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4위 경제대국(국내총생산·GDP)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 회장 "이순신은 뛰어난 리더임과 동시에 엔지니어"

정 회장은 중장기 전략 점검에 이어 인도 현지 직원들과 타운홀미팅을 주재했다. 정의선 회장이 제안한 타운홀미팅은 현대차 장재훈 사장, 인도아중동대권역 김언수 부사장 등 경영진들과 400여 명의 현대차 인도권역본부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정의선 회장이 해외에서 직접 현지 직원들과 타운홀미팅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서는 두 차례 타운홀미팅을 열었으며, 지난해에는 그룹 신년회를 타운홀미팅 방식으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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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23일(현지시간) 인도 하리아나주 구르가온시에 위치한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타운홀미팅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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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분위기는 뜨거웠다. 타온홀 미팅 현장은 물론이고, 화상으로 지켜본 첸나이공장, 푸네공장 및 각 지역본부 약 3000명의 직원들이 함께 큰소리로 '현대차'를 외쳤다고 현대차 측은 전했다. 타운홀미팅은 인도 전 지역 직원들로부터 취합한 질문과 현장 즉석 질문들로 진행됐다. 인도에 대한 비전, 현대차 성장 요인, 인도 전기차 사업 계획 등 사업 현안에 대한 질의부터, 정의선 회장의 일상 관련 내용까지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1시간으로 예정됐던 시간도 30분 이상 연장됐다.

정의선 회장은 "직접 만나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고 싶었다"면서 "인도 자동차 시장의 우호적 여건과 현대차의 소형차에 대한 전문성과 기술력이 시너지를 내며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도를 글로벌 수출 허브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며 "인도권역의 중요성을 고려해 앞으로 더 큰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사업과 리더십에 영향을 깊이 준 책을 묻는 인도 현지 직원들의 질문에는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도서와 고객을 강조하는 세계적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 교수의 저서들을 권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는 뛰어난 리더임과 동시에 엔지니어라고 소개하는 한편, "피터 드러커 교수는 고객을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며 "우리도 항상 고객에 집중하고, 고객으로부터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은 1996년 현대차가 인도시장에 진출한 이후 28년간 견고한 성장을 이어왔다. 현대차는 인도 자동차산업 역사상 최단기간인 판매 5년(2004년)만에 50만대를 돌파하며 인도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고, 2007년 100만대, 2017년 500만대를 거쳐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 824만대를 기록했다. 기아도 2019년 첫 판매 이후 SUV 경쟁력을 필두로 단기간에 연간 2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메이커로 성장했다. 올해는 3월까지 양사 판매 합계 22만6000대 기록하며 전년 동기 22만2000대보다 1.5% 증가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지난해 실적인 85만7111대보다 3.9% 증가한 89만2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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