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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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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스럽게 죽겠다"…교사 치마 속 찍은 사회복무요원의 협박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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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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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이 병설 유치원 교사를 불법 촬영하다 적발된 가운데, 협박성 편지를 남겨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사회복무요원 20대 A 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부천 원미구의 한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에서 교사로 재직 중인 B 씨의 치마 속을 불법 촬영했다.

YTN에 따르면 이날 B 씨는 A 씨가 들고 온 서류를 결재하는 과정에서 불쾌한 기분을 느꼈다. 당시 치마를 입었던 B 씨는 잠시 뒤돌아선 사이 A 씨가 자신에게 접근하는 걸 감지했다.

알고 보니 이때 A 씨는 초소형 몰래카메라 장비를 손에 끼고 B 씨의 치마 속을 찍은 것이었다.

다음 날 B 씨는 A 씨를 불러 "선생님 어제 그거 뭐예요? 어제 여기서 내 치마 밑에 넣은 거 뭐예요?"라고 추궁했다. 그러자 A 씨는 "선생님 진지하게 너무 죄송합니다. 근데 정말 찍어서 혼자만 봅니다"라고 범행을 인정했다.

B 씨는 곧바로 A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악몽은 계속됐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마자 A 씨의 괴롭힘이 이어진 것이다. A 씨가 수시로 전화하는가 하면 A4 용지를 가득 채워 사실상 협박성 편지를 남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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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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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에서 A 씨는 "저 같은 한심한 범죄자 때문에 고통받으실 B 씨 가족분들에게도 정말 죄송하다. 그저 호기심이었다고 하기엔 너무 양심 없고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이어 "저는 더 이상 살면 안 되는 존재다.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으로 깊게 사죄드리겠다"며 "3월 30일 8시 40분, 한숨도 자지 못했다. 자다 깨다 반복하며 자괴감, 자책감, 죄송스러움. 그때 딱 생각 났다. 내가 평생 뉘우치며 살아간다 한들 선생님에게는 아무것도 변하는 거 없이 지금 나보다 몇십몇백배로 고통스러워하실까.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죽어서 이 죄송스러움을 대신하겠다. 저라는 존재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게 합당하고 올바른 처사 같다.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이 익사라고 하더군요. 가장 고통받으며 죽겠다"고 덧붙였다.

피해 교사 B 씨는 불안 증세가 심해져 병가를 냈고, 아직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A 씨는 사건 직후 분리 조치 돼 근무지 변경을 기다리고 있으나, 현행법상 실형이 확정되기 전까지 복무가 중단되진 않는다.

피해자 경호 조치를 시행한 경찰은 A 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포렌식을 통해 추가 여죄와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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