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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학폭으로 장애 판정 받은 30대, 5명에 새삶 선물하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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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 살리고 세상을 떠난 고 최성철(37)씨/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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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학교 폭력을 당해 장애 판정을 받은 30대가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5명에게 새삶을 주고 떠났다.

2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 2일 뇌사 상태였던 고(故) 최성철(37)씨가 강동성심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신장(좌·우), 간장, 안구(좌·우)를 5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

고인은 지난달 21일 저녁 집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고인은 가족들과 함께 가고 싶어하던 경주 여행을 한 달가량 앞두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서울에서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 폭력으로 정신질환이 생겨 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도 밝고 활발한 성격은 잃지 않았고, 다른 사람을 돕는 사회복지사를 꿈꿔왔다.

가족은 장애로 인해 자유롭게 활동하지 못하는 고인을 보며 늘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그가 다른 사람의 몸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고인의 어머니 김정숙씨는 “생전에 못 한 것 하늘나라에 가서 뭐든지 다 하길 바란다”며 “편히 잘 쉬고,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기억된 채 떠나줘서 고맙다. 내 아들 사랑한다”고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변효순 원장 직무 대행은 “생명 나눔을 실천한 기증자께서 또 다른 생명에서 밝은 세상을 함께 하길 희망한다”며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의 이런 따뜻한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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