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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노조' 깨진 광주형 일자리…GGM에 민주노총 금속노조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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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광역시 빛그린산단 내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차체 공장 로봇.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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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생산 35만대를 달성할 때까지 노동조합 대신 상생협의회를 통해 노사 협의를 진행하기로 약속했던 ‘광주형 일자리 1호’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산별노조가 결성됐다.

25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설립된 GGM의 제2노조인 ‘GGM노조’는 표결을 거쳐 최근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으로 조직 형태를 변경했다. 노조원은 10여명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지난 2월 설립된 제1노조인 ‘광주글로벌모터스 노조’도 금속노조에 합류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제1노조는 150명 정도 규모로 전해졌다. GGM 전체 근로자는 650여명이다.

GGM은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19년 국내 첫 상생형 지역 일자리 ‘광주형 일자리’의 결실로 출범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평균 임금을 동종업계 절반 수준으로 받는 대신, 주거·복지 등 사회적 임금을 지원받아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는 제도다. 당시 GGM 노사는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통해 누적 생산 35만대를 달성할 때까지 노사가 함께 모인 상생협의회를 중심으로 단체협상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직접적인 문구로 들어가진 않았지만, 사실상의 ‘무노조·무파업 합의’로 해석됐다.

하지만 올해 2개 노조가 잇달아 생겨나면서 협정서 취지가 무색해졌고, 금속노조 합류까지 이어지면서 기류가 크게 바뀔 전망이다. 양 노조는 공동으로 사측과의 교섭에 대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캐스퍼’를 위탁 생산하는 GGM은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11만7000대를 생산했고, 올해엔 4만8500대를 생산 목표로 잡고 있다. 하지만 노조 활동 방향에 따라 차질이 빚어질 우려도 나온다.

노조가 생겨난 원인 중 하나로는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복지 수준으로 인한 근로자들의 불만이 표출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지난 3월 발표한 ‘광주형 일자리는 어떻게 상생 없는 일자리가 되었나’ 보고서를 통해 “동종 업계의 절반도 안 되는 저임금, 작업 투입률 90%를 상회하는 노동 강도로 인해 노동자들의 불만과 이직률이 높고 향후 어떤 형태로든 갈등이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노동계는 협정서에 ‘무노조 원칙’이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익명을 원한 경영계 관계자는 “노조가 생겨나면서 상생협의의 의미가 퇴색된 것”이라며 “물론 협정서에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노사민정(勞使民政) 대타협을 거쳐 발표한 사회적 약속을 저버렸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GGM 측은 “기본적으로 상생협의회를 잘 운영해나갈 계획이고, 만일 노조가 교섭을 요구하면 법에 따라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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