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대를 기록한 것은 실로 오랜만이다. 2021년 4분기 1.4% 이후 줄곧 0%대를 기록하다 9분기 만에 올라선 것이다. 수출과 건설 투자가 늘어난 덕분이다. 수출은 반도체와 휴대폰 품목을 중심으로 0.9% 늘었고, 민간·정부 소비도 늘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최대 수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업체들의 국내 경제 활성화 기여도 기대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청주 신규 팹 건설에 20조원 전격 투자도 결정했다. 그러나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이 토지 보상이나 용수 문제로 늦어지면서 SK하이닉스의 첫 번째 팹 공사가 2년가량 지체됐다.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반도체업계가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만큼 우리 정부도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한국은 미국·일본·유럽연합(EU)과 달리 반도체 공장 건설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기업이 내야 할 세금에서 설비 투자분의 15%만 줄여주는 게 전부다. 대만 TSMC와 삼성전자에 각각 약 9조원의 보조금을 뿌리며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고 있는 미국에 비해선 한참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1분기 깜짝 성장이 보여줬듯 반도체는 우리 수출의 20%를 차지하고 투자가 이뤄지면 대규모 일자리가 창출되는 핵심 산업이다. 세계 주요국이 참전한 반도체 보조금 전쟁에 우리만 뛰어들지 않는다면 이는 엄청난 '역차별'이다. 이러고도 경제성장과 산업기술 '초격차'를 기대할 수 있을까. 정부와 정치권은 인허가 규제 완화는 물론 보조금을 비롯한 통 큰 지원으로 화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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