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경남 함안군 칠원 읍에서 60대 손 모 씨가 몰던 SUV 투싼이 앞차를 들이받았습니다. 이후 빠른 속도로 역주행하는 등 1.3km를 달렸습니다. 교통표지판 기둥을 들이받고 논 아래로 굴러떨어지고서야 '공포의 질주'가 멈췄습니다. 손 씨 갈비뼈가 부러졌고, 11개월 된 손녀도 다쳤습니다. 손 씨 가족은 '급발진'이라고 생각합니다. "굉음이 나고 브레이크가 돌덩이 같았다"는 겁니다. '이거 왜 이러나' 등 당황한 듯한 손 씨 목소리가 그대로 담긴 블랙박스 영상, 함께 보시죠.
[아빠 곰은 뚱뚱해. 엄마 곰은 날씬해. 아기 곰은 너무 귀여워.]
지난 17일 오후, 60대손 모 씨는 2주 전 받은 새 차를 몰고 있었습니다.
신호에 걸린 틈에 뒤에 타고 있던 생후 11개월 손녀의 옹알이에 대꾸해주다 다시 출발하려는 순간.
"어머, 어머… 엄마야, 이거 왜 이러나?"
차에서 굉음이 나더니, 말을 안 듣습니다.
[손 모 씨/ 급발진 의심 차량 운전자 : 앞차를 박으면서 앞차를 밀어내고 역주행으로 차가 날았어요. 날 때 제트기 같았어요.]
차선을 넘나들며 비틀거리는 차를 마주 오던 탑차와 트럭이 아슬아슬 피해 갑니다.
[손 모 씨/ 급발진 의심 차량 운전자 : 아무리 밟아도 브레이크가 돌덩어리에요. 돌덩어리. 브레이크가 까딱도 안 해요.]
겨우 제 방향으로 돌아왔지만, 차는 멈추지 않습니다.
[엄마야, 엄마야]
결국 교통표지판 기둥을 들이받고 논 아래로 굴러떨어졌습니다.
[손 모 씨/ 급발진 의심 차량 운전자 : 제가 '뒤에 아기가 있습니다. 아기 좀 구해주세요' 그랬더니 어떤 남자분이 '아기 괜찮습니다. 제가 안고 있습니다'….]
손 씨는 갈비뼈가 부러졌고 아기도 다쳤습니다.
35년 동안 차를 몰고 출퇴근하고 배달도 했다는 손 씨.
가족들은 '과실이 아닌 급발진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차량 결함 증명 책임이 제조사가 아닌 소비자에게 있어 앞으로 다툴 일이 걱정입니다.
2년 전 강릉 급발진 사고에 대한 결론도 여태껏 나지 않았습니다.
[손 모 씨 아들 : 제조사를 이길 수가 있겠냐…. 저희가 봐도 겪어보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막막해요. 지금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하고….]
사고 당시 햇빛이 강해 블랙박스나 CCTV 영상으로는 브레이크 등이 들어왔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
경찰은 사고기록장치 등을 살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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