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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與 참패 보름만에 반성회... “수포당·경포당·사포당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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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박명호 동국대 교수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틀'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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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4‧10 총선 참패 후 보름 만인 25일 패인 분석 토론회를 열었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선 당의 선거 전략 부재에 대한 쓴소리가 쏟아졌다. 청년·40대·수도권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한 체계적인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면 앞으로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민의힘이 ‘경포당’(경기도 포기 정당) ‘수포당’(수도권 포기 정당) ‘사포당’(40대 유권자 포기 정당)이란 말을 들어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이번 총선에서 취약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서울 도봉갑 김재섭(37) 당선자는 승리 비결로 “당이 하라는 것과 반대로만 했다”고 했다. 김 당선자는 유세 기간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을 언급하지 않고, 민주당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도 내걸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총선 패배 후 당 분위기에 대해 “(2년 후) 지방선거 잘 치르면 된다’ 식의 희망 회로가 돌아간다”며 총선 백서에 처절한 반성을 담고, 수도권 표심 되찾기에 당의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직자 출신으로 부산 동래에서 당선된 서지영(49) 당선자는 “보수 정치 세력에 대한 경고를 넘어 기대가 없다는 걸 표현한 선거”라며 “실력이 없어 보이는 정당에 젊은 층이 표를 줄 수 있겠느냐”고 했다.

경기 고양병에서 낙선한 김종혁 조직부총장은 “유권자 표심을 좌우하는 것은 정책보다 정치인의 태도”라며 “선거를 치르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보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더 싫다는 정서가 굉장히 강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김 부총장은 “왜 걸핏하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표현이 언론에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대통령은 우리 당의 얼굴인데, 실추된 이미지를 개선하지 못하면 앞으로의 선거도 힘들다”고 했다. 그는 “경제가 힘들다고 국민은 아우성인데, 대통령실은 ‘정부 잘못이 아니다’ ‘수출은 잘된다’ 식의 변명만 늘어놨다”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집권당과 정부에 국민은 절망했고, 총선 참패로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총선 참패 주원인으로 수도권과 40대 표심을 사로잡을 전략을 국민의힘이 내놓지 못한 점을 꼽았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국민의힘 지지층이) 고령층에 국한됐고 수도권을 포기한 정당이 되면서 ‘영남 자민련’처럼 됐다”고 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국민의힘이 ‘경포당’이 됐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경기도 60석 중 6석을 얻는 데 그쳤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지켜보고 계신 국민을 잊지 않고 국민의 기준에 맞는 국민의힘이 되겠다”고 했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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