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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사설] 與 출마자들 “대통령 때문에 참패” 선거 전에 직언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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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개최한 총선 참패 원인 분석 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때문에 망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선거가 끝난 지 보름 만에야 쓴소리가 나온 것이다.

한 수도권 낙선자는 “걸핏하면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하는데 격노할 사람은 국민 아니냐”며 “대통령의 큰 정책보다 ‘스타일과 태도가 싫다’ ‘대통령 부부 모습이 싫다’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고 그 이미지가 고착돼 참패했다”고 했다. “이재명과 조국 대표가 나쁜 걸 알지만 윤 대통령도 심판 안 받지 않았느냐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식품 값이 올라 국민이 어려운데 대통령실은 죄송하다는 말 한번 없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에서 하라는 것 반대로만 했더니 당선됐다” “앞으로 대통령실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여당이 용기 있게 얘기해야 한다”고도 했다.

앞서 낙선자 모임에서도 “민심이 당심(黨心) 되고, 당심이 윤심(尹心)으로 돼야 하는데 거꾸로였다” “대통령의 잇단 당 개입 등 여당과 수직적 관계가 문제였다” “대통령 지키기에 급급해 침묵한 여당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었다. 이런 지적이 선거 전에 활발하게 나오고 대통령이 이 견해를 받아들였다면 선거 결과는 다르게 나왔을 것이다.

이번 선거 국민의힘 참패 원인은 김건희 여사 문제, 이종섭 전 장관 문제 등 윤 대통령에게 있다는 사실을 국민은 다 알고 있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나 다른 당직자들 책임도 있지만 부차적인 문제다. 그런데도 선거가 참패로 끝난 뒤에도 원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진단하지도 못했다. 일부 친윤 의원은 “4년 전보다 5석이 늘었다”고 했다. 친윤계가 새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다고 한다. 국민이 이런 모습을 어떻게 보겠나.

윤 대통령은 “제 부족함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있다”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회동을 추진하고 비서실장 인선을 직접 발표하면서 기자들과 문답도 했다. 독선과 불통 이미지를 벗기 위한 조치일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윤 대통령이 정말 변하는 것인지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다. 국민 관심이 크고 여야 격돌 소지가 큰 해병대원 순직 사건과 김건희 여사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입장을 밝힌다면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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