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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부모 학대’ 등 상속 못받는 사유, 법에 넣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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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유류분’ 제도 위헌]

헌재 “내년말까지 현행법 조항 개정”

부양 기여도 고려한 증액 등 담아야

안키운 자녀의 유산 상속 못받는 ‘구하라법’ 논의도 탄력 받을 듯

25일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국회는 2025년 12월 31일까지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유류분 관련 현행법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개정안은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씩을 받을 수 있도록 한 현행법처럼 유류분 권리자와 유류분 비율을 획일적으로 정하는 큰 틀은 유지하되, 부모를 장기간 학대한 자녀 등 ‘유류분을 받지 못할 사유’에 대한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 또 부모를 부양하거나 병 수발을 드는 등 기여가 있는 상속인은 이 같은 기여도를 고려해 유류분을 조정할 수 있는 조항을 개정안에 담아야 한다. 유류분은 고인이 유언으로 재산을 남기지 않은 가족에게 상속분을 보장하는 제도다.

다만 법안 논의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다음 달 22대 국회가 개원한 뒤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류분 제도 개선 관련 법안이 발의되면 여야 및 정부, 법원과의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안이 마련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위헌 판정으로 효력을 잃은 형제자매 관련 조항은 삭제하면 된다”며 “나머지 헌법불합치 조항은 제출된 법안 내용을 토대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정부가 안을 마련할 텐데 정부 입법은 시간이 많이 걸리니 의원 입법을 부탁할 수도 있다”며 “법사위에서는 그 외 개별 의원들이 발의하는 법안까지 병합해 심사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가 2022년 4월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를 삭제하는 법안, 양정숙 의원이 2021년 11월 형제자매와 직계존속을 삭제하는 법안을 냈으나 국회 법사위 1소위에 계류돼 있다.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자녀의 유산을 상속받지 못하게 하는 민법 개정안인 이른바 ‘구하라법’ 논의도 22대 국회에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법안은 20대 국회에서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고, 21대 국회에선 아직 계류 중이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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