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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시끄러워서 못 나가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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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연구팀, 국제학술지 발표

교통 소음 노출된 핀치새 알

부화할 확률 평균 80% 미만

“인간에게도 악영향 줄 수 있어”

동아일보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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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은 의사소통을 포함해 다양한 생물의 번식과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은 새도 소음에 노출되면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야외 공연이나 건설, 교통 등 다양한 요인으로 늘어나는 소음에 경종을 울렸다.

알리제 메일레르 호주 디킨대 생명환경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교통 소음 등에 노출된 둥지에서 부화한 새끼 새들이 장기적으로 발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25일(현지 시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소음이 동물의 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증거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음파 자체가 해롭다거나 소음이 부모의 행동을 변화시킨다는 등 다양한 추측이 이어졌지만 정확한 영향은 그간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호주 제브러 핀치새(학명 Taeniopygia guttata castanotis)의 알과 부화 후 둥지에 있는 새끼 새에게 인위적으로 특정 소리를 들려줬다. 새끼 새들을 3개의 실험군으로 나눈 뒤 한 집단에는 도시 환경에서 일상적으로 접하는 수준의 교통 소음을, 다른 집단에는 제브러 핀치새의 노래를 들려줬다. 나머지 집단에는 아무 소리도 들려주지 않았다.

비교 결과 교통 소음에 노출된 핀치새 알은 둥지 안에서 잘 성장하지 못하고 부화할 확률이 알의 크기와 관계없이 평균 80%에 못 미쳤다. 또 부화 전후로 소음에 노출된 핀치새는 성체가 되어서도 수명과 관련 있는 텔로미어 유전자가 줄어들고 번식 능력이 떨어지는 등 생애 전반적으로 장기적인 악영향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소음 공해의 피해가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크다”며 “소음 완화 조치의 필요성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스 슬라베코른 네덜란드 레이던대 음향생태학 및 행동학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인간을 포함한 다른 동물의 소음 노출 영향까지 확대될 수 있다”며 “도시와 고속도로에 사는 조류를 위해 소음 환경을 관리하고 임산부와 아기를 위해 병원 소음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병구 동아사이언스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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