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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각급 학교, 책상 대신 운동장 체육관에서 하루 시작… 체력 및 사회성 증진…면학 분위기 조성에도 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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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교 수업 전 아침마다 시끌벅적 해진 까닭은

동아일보

서울 경인고의 원서윤, 김윤서-김이솔 학생(왼쪽부터)는 아침 0교시 체육 활동으로 배드민턴을 하고 나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고 한다. 운동으로 생긴 자신감은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데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경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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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에 있는 경인고는 매일 아침마다 교내 체육관이 시끌벅적하다. 월~금요일까지 0교시에 배드민턴 수업이 진행되는 것이다.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선택을 하는데, 80여 명 정도가 참여한다. 원서윤 학생(3학년)은 “배드민턴을 하니 살이 찌지 않고 잘 체중 유지가 된다. 점심 식사도 잘하고, 수업 집중도 잘 된다. 같이 운동하는 친구들을 보면 교실에서 잠을 안 자고 깨어 있다. 남학생들하고도 배드민턴을 쳐서 실력이 늘다보니 자신감까지 생겼다”고 했다. 김윤서 학생(3학년)은 “서윤이하고 친해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배드민턴을 같이 하기 전까지는 다가가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단짝이 됐다”고 말했다. 불면증이 심했던 김이솔 학생(3학년)은 배드민턴 아침 운동을 하고 증세가 싹 없어졌다. 김 학생은 “배드민턴을 치고부터 잠을 정말 잘 잔다. 잠을 잘 자니 몸도 좋아지고 기분도 좋다”며 아침 운동에 매우 만족해했다.

경인고는 학생들에게 체육 활동을 적극 장려하는 학교로 잘 알려져 있다. 선임 체육 선생님인 이윤희 교사는 이전에 재직했던 등촌고, 상암고에서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농구 동아리를 만들 수 있게 도와주며, 면학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는 서울지역 초 중고에 재직 중인 여성 체육 교사 모임인 ‘원더 티처’ 결성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원더 티처’에 가입된 교사들은 1주일에 한 번씩 경인고에 모인다. 이 교사에게 다양한 체육 수업 방법을 배우고, 연습하면서 자기 학생들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다.

0교시 체육 활동은 서울시교육청 주도로 2010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현재 전체 서울시내 초중고 가운데 절반 가량인 570여 학교가 참여한다. 이 교사는 “특히 여학생들의 만족도가 크다. 심지어 나중에 태어날 2세를 운동 선수로 키울 생각을 하는 친구도 있다. 자발적인 참여가 계속 늘고 있는데 건강한 학교 체육의 발전에 중요한 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0월부터 학교 아침 운동을 보다 활성화시키기 위해 ‘시즌2, 다시 뛰는 아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아침 운동을 통해 사회성을 회복하고, 체력을 기르는 일을 평생 습관이 되도록 만드는 게 목표. 22일부터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아침 조식을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성장기 학생들의 건강 증진과 면역력 유지, 학습력 증진 등을 위해서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운영 중인 ‘아침 체인지(體仁智)’ 를 보다 활성화시키기 위한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학교 규모와 여건을 고려해 오전 8~8시 50분까지 최소 20~30분 이상체육 활동을 하고, 원하는 요일에 걷기, 줄넘기, 전통놀이 등의 개인 종목과 축구, 농구, 배드민턴 등의 단체 종목 운동을 하는 게 핵심이다.

‘아침 체인지’를 주도한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체육 활동을 통한 건강한 교육 환경 조성과의 공로로 대한체육회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아침체인지에 참여한 부산지역 학교는 450개였는데, 현재는 580여 개로 늘었다.

부산 남도여중은 아침 체인지를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대표적인 학교이다. 아침마다 음악을 틀고 전교생과 교직원이 힐링 워킹이나 댄스, 탁구, 피구 등을 즐긴다. 부산 덕원중은 학교 조례와 1교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학생과 선생님이 함께 줄넘기와 달리기를 한다. 아침 운동에 한 번도 빠지지 않는 학생, 달리기에서 자기 기록을 넘어서는 학생에게는 학교에서 상품까지 준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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