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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고량주 1병씩 나눠 마신 이재명-조국, 2시간 넘게 무슨 대화 나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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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후 처음 만나 150분 만찬

세계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회동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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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5일 단독 만찬회동을 갖고 '반윤 연대'를 구축해 정국 주도권 잡기 위해 의기투합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간 영수회담을 앞두고 이 대표와 조 대표가 양당 간 법안·정책도 순서를 정해 공동 처리키로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이 영수회담 의제 설정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두 사람이 연대 구축을 앞세워 윤 대통령을 압박하고 나선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두 사람은 다음달 개원하는 22대 국회에서 공동 법안과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정한 의제가 없더라도 상시 회동을 통해 소통을 지속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이재명-조국, ‘반윤 연대’ 구축…정국 주도권 의기투합 나서

뉴시스에 따르면 이 대표와 조 대표는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오후 9시께까지 만찬을 하며 2시간30분 동안 회담을 진행했다.

양측 당에서 공개하진 않았으나 제공한 현장 사진으로 미루어봤을 때 만찬은 서울 종로구 모처, 메뉴는 중식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 측이 알린 공지에 따르면 양당 대표는 이날 수시로 의제 관계없이 자주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조 대표에게 "우리 사회의 개혁에 조국혁신당의 선도적 역할을 바란다"고 당부했고, 조 대표는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서 무거운 책임과 역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22대 국회에서 연대 및 공조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

민주당 측은 "(이날 회담에서) 두 당 사이에 공동의 법안·정책에 대한 내용 및 처리순서 등은 양당 정무실장 간 채널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날 배석한 민주당 김우영 정무실장과 조국혁신당 조용우 정무실장이 앞으로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회담 분위기가 긍정적이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두 분이 고량주를 각 1병씩 하면서 식사하고 대화를 나눴다"며 "범야권 연석회의 이런 지엽적인 내용보다는 공지된 것처럼 22대 국회에서의 연대, 협력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와 조 대표가 이른바 반윤연대를 구축, 향후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의기투합한 것으로 보인다.

◆李 “성남시장 선거 때 曺 도움받은 일 있다. 그래서 인연도 아주 길다”

이날 회동은 이 대표가 먼저 연락해 성사됐다.

이 대표는 만찬 장소로 출발하기 전 국회 본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소 잘 아는 분이기도 하고, 선거 후에 제가 연락 드리기도 했지만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눌 필요가 있어서 제가 저녁 한번 하자고 했다"고 먼저 연락한 배경을 밝혔다.

또 "제가 성남시장 선거 때 조국 교수 도움을 받은 일이 있다. 그래서 인연도 아주 길다"며 "또 이번 선거도 사실 역할을 나눠서 같이 치렀기 때문에 앞으로 정국 상황에 대해 서로 교감할 것이 있어서 같이 대화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당초 양당 대표가 만나 나눌 대화 내용으로는 영수회담 의제, 국회 원내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한동훈 특검법 등 주요 법안 처리 계획 등이 오갈 것이란 예측이 있었다.

구체적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양당 공동의 법안·정책의 내용 및 처리순서'에 관한 대화가 오갔고, 각 당 정무실장이라는 협의 채널을 지정한 걸 토대로 보면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나 특정 법안에 대한 입장 및 의견을 공유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 민주당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문제, 4·10총선에서 내걸었던 '이채양명주(이태원특검법, 채상병특검법, 양평고속도로, 명품백 수수, 주가조작 의혹)' 해결 협조 등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범야권 대표 정당의 수장들이 공조를 논의한만큼 22대 국회에서는 법안 처리, 상임위 활동, 여야 간 협상 등이 21대 국회와 또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수 있다.

◆‘야권 균열’ 시각? 단숨에 불식시키는 효과 기대

이날 저녁 회동은 조 대표가 영수회담 이전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한 것을 민주당 측이 사실상 거절함으로써 제기됐던 '야권 균열'이란 시각을 단숨에 불식시키는 효과를 가져다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조 대표는 지난 22일 전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대표를 향해 "윤 대통령과 만나기 전 범야권 연석회의를 만들어 주도해 달라. 회담 전 야권 대표를 만나 총의를 모으면 더 큰 힘이 실릴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2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담은 (대통령과) 민주당과의 회담"이라며 "대통령이 야당 목소리를 듣고자 하면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야당 대표와 만나는 시간을 가지면 되지 않나"라고 했다.

이는 조 대표의 제안에 이틀 만에 나온 민주당의 첫 공식 답변으로, 사실상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자 조국혁신당 김보협 대변인은 오후에 기자들과 만나 "공식 거부라고 봐야 할지 모르겠지만, 안타깝고 섭섭하다"며 "조 대표의 진지한 제안을 조금 더 깊이 고민해 주시고, 이 대표께서 답을 주시면 고맙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총선 비례대표 선거 결과 텃밭인 호남에서 조국혁신당에 1위를 내준 민주당의 견제 심리가 22대 국회 개원 전부터 작동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특검)법',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검법' 등 총선 전부터 이미 공감대를 이룬 굵직한 현안이 있는 만큼 양당의 협력 관계는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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